칼럼

[유진모의 테마토크] ‘상류사회’ 임지연 박형식Vs 유이 성준
2015. 07.17(금) 07:53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가 동시간대 부동의 1위 MBS ‘화정’을 지난 6일 누르고 정상을 차지한 뒤 3일천하로 막을 내리긴 했지만 박빙의 승부는 계속될 전망이다.

어쩌면 그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차승원의 ‘원맨쇼’에 가깝고 이연희의 픽션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든 ‘화정’의 설정이 어색해질 즈음 시작된 ‘상류사회’는 여러 가지로 흥행요소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톱스타는 아니지만 박형식 성준 유이 임지연의 캐스팅은 일단 화려하다. 젊은 남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선미 넘치는 배우들인 것은 분명하다.

배경이 재벌가 상류사회와 여기에 진입하려는 태생적으로 가난한 청춘의 얽히고설킨 사랑과 출세욕이 소재다. 양념으로 재벌가 내의 피 튀기는 경영권 다툼이 개입되고 소소한 에피소드가 추가되니 잔뜩 어깨에 힘준 ‘화정’에 지친 시청자들이 가볍게 주초 밤을 즐기기엔 무난하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회를 거듭할수록 애초에 두 커플 중 약간 앞서는 주인공으로 설정된 성준과 유이가 뒤처지는 대신 박형식과 임지연에 대한 시청자의 애정과 응원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그건 연기력 덕분인데 단순히 그 한 가지로만 해석하기엔 아쉬운 ‘뭔가’가 있다. 그건 그들 특유의 개성과 이에 근거한 매력이다.

황광희가 각종 예능에서 ‘끼’를 발산하며 잘나갈 때 박형식은 제국의아이들 내에서조차 존재감이 전혀 없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MBC ‘진짜 사나이’로 갑자기 부상할 때만 해도 이런 배우가 되리란 상상을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연기자로선 백지상태였다. 그건 2013년 말 방송된 SBS ‘상속자들’에서 충분하게 입증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15일 종영된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로 그는 확실하게 상전벽해의 성장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KBS2 주말드라마의 기운을 이어받고 공연한 연기파 선배들에게 속성으로 배우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그게 우연이 아니었음은 이번 드라마로 충분히 증명한다. 그가 맡은 유민그룹 셋째 아들 유창수는 신발 끈 하나 스스로 묶어본 적 없는 철부지로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모든 여자가 오로지 자신의 배경을 보고 ‘작업’을 거는 것이라는 오만에 빠져 있다.

창수가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백화점의 본부장이며 그룹 총수의 아들인 줄 모른 채 막 대하는 이지이(임지연)가 조금만 친절을 베풀어도 창수는 기겁을 하며 거리를 둔다. 하지만 지이의 순수함에 서서히 이끌리던 그는 먼저 사랑에 빠진다.

이런 상황은 극과 극이다. 건방지고 이기적이며 제 잘난 맛으로 착각 속에서 살던 29살의 세상물정 제대로 모르던 온실의 꽃에서 당당히 정글로 뛰어들어 자신의 여자를 지키겠다고 호기롭게 앞장서다가도 둘의 결합을 신분차이로 반대하는 어머니(정경순) 앞에선 어찌할 바 모르는 복잡한 고뇌와 갈등을 그는 의외로 훌륭하게 표현해낸다.

그건 임지연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그녀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

사실 임지연은 영화 ‘인간중독’의 별 대사 없이 몸으로 때우는 외모만 매력 있는 신인 여배우가 고작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와 수준은 최근 영화 ‘간신’에서 더욱 파격적인 노출과 정사 신으로 인해 고착화되는 듯했다.

그런데 별 시간차 없이 영화 개봉 직후 출연한 ‘상류사회’의 임지연은 “‘간신’의 그녀가 맞아?”라는 의문과 놀라움을 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그건 어쩌면 SBS ‘정글의 법칙’을 통해 야생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그동안 두 영화 촬영 때 꽁꽁 숨겼던 자신의 털털한 본래 모습을 되찾으면서 세포 속에 숨었던 ‘푼수 기질’이 피부 밖으로 배출됨으로 인해 터진 ‘방언’ 같은 연기력의 일취월장일 것이다.

물론 ‘정글의 법칙’에서 보여준 그녀의 솔직하고 보이시한 이미지는 지이로 연결된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졸 학력으로 옥탑방에 살지만 그녀에겐 꿈이 있는 대신 가식이 없다.

그녀는 직장상사 최준기(성준)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그건 단순히 우성인자를 지닌 이성을 향한 천박한 성욕이 아닌, 키다리아저씨를 바라보는 소녀 같은 감성이다.

그리고 마냥 버릇없고 천방지축인 줄만 알았던 창수가 막상 알고 보니 그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고 사랑 앞에 순수한 숙맥인 것을 알고는 그에게 자연스럽게 빠져 들어간다.

철저한 정략결혼이 당연한 재벌가의 풍토 속에서 그룹 후계자 중 한 명인 셋째가 ‘천한’ 빈민과 연애하는 것을 어머니가 용납할 리 없다. 그리고 그 공격은 고스란히 지이가 감당할 몫이다. 결국 지이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일방적인 문자메시지로 창수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우리 이제 영화 그만 찍어요’라며.

이런 ‘솔직 담백’한 지이의 모습은 ‘정글의 법칙’에서 보여준 임지연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영화에서 ‘신비 혹은 섹시’만으로 승부를 걸었던 어설픈 연기자 임지연은 온데간데없고 이제 막 연기력이 무르익기 시작한 앞날이 기대되는 신인 여배우가 우뚝 서있다.

반면 성준은 처음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2013년 MBC ‘구가의 서’의 곤이나 첫 주연을 꿰찬 2014년 KBS2 ‘연애의 발견’의 남하진에서 크게 진화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다.

차라리 곤은 대사라도 별로 없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상류사회’ 같은 구도였던 ‘연애의 발견’에서 보여준 변화 없는 표정과 일정한 톤을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대사 소화력은 ‘상류사회’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다. ‘구가의 서’의 마지막 장면처럼 수백 년을 훌쩍 이동해 곤이 현대에선 더 이상 보디가드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담여울(수지)을 포기한 뒤 재벌 딸 장윤하(유이)를 노리는 것만 같다.

그게 아니면 ‘연애의 발견’에서 전 애인인 강태하(에릭)와 현 연인인 자신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여름(정유미)에게 질려 이제 신분상승이라도 해보자며 윤하에게 접근한 것이든지.

가장 큰 문제는 유이다. 게시판에 그녀의 연기력과 발음을 지적하는 비난의 글이 제일 시끄러운 게 그 증거다.

윤하는 태진 퍼시픽 그룹의 막내딸이지만 외아들인 오빠를 누를 팔자를 타고 났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귀여움 대신 핍박을 받는가 하면 까다로운 아버지로부터도 자식으로서 인정을 못 받으며 가족 안으로 합류하지 못한 채 떠도는 삶을 27년 간 살아왔다. 그래서 이 캐릭터는 지이와는 달리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표출해야 하고, 실제 그런 장면이 많았는데, 유이는 감정의 게이지가 높아지거나 뒤엉키는 장면일수록 표현력은 더욱 어색해지는가 하면, 상황에 잘 안 맞는 대사 톤과 영혼이 없는 얼굴표정으로 시청자의 몰입지수와 현실감을 떨어뜨린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마치 입에 볼펜이라도 물고서 발음하는 듯한 그녀의 대사는 정확하지 못해 자막이 필요하다는 우스갯소리를 유발할 정도. 오죽하면 그녀가 안면윤곽술이라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수준이다. 사소한 시선처리부터 얼굴표정과 손동작까지 극의 흐름 혹은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눈을 크게 뜨는 것 외엔 연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이는 2009년 초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로 데뷔하자마자 곧바로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 어린 미실로 출연하며 아이돌 중 드물게 노래와 연기를 거의 동시에 시작해 오늘에 이른 만 6년 경력의 배우다. 2013년 2월 끝난 KBS2 '전우치'에서 전우치(차태현)의 활약마저 코미디로 만든 홍무연과 윤하는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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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상류사회 | 유이 | 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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