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진모의 테마토크] 스텔라, 요염과 선정 사이
2015. 07.17(금) 10:10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걸그룹 스텔라는 2011년 ‘로켓 걸’로 데뷔했을 때 깜찍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듬해 이들은 기존 걸그룹의 색깔과는 다소 다른 일렉트로닉하우스 스타일의 ‘UFO’로 승부수를 띠웠지만 그저 발랄함만을 강조한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1년 뒤 세 번째로 내놓은 레트로팝 스타일의 ‘공부하세요’도 그렇게 묻혀버렸다.

그러자 이들은 지난해 2월 ‘마리오네트’를 발표하면서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속살이 훤히 드러나는 스타킹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자 그들의 위상이 변했다. 방송과 언론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행사 주최 측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6개월 뒤 발표한 ‘마스크’에서 더욱 자신 있게 성적 매력을 앞세운 이들은 오는 20일 신곡 ‘떨려요’의 발표를 앞두고 아예 옆 라인의 속살이 다 보이는 최고의 노출 의상으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AOA는 2012년 밴드 걸그룹이라는 변별성을 앞세워 데뷔했지만 죽을 쑤자 어느 순간 가릴 곳만 가린 채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강조하거나 가리키는 안무 동작으로 바꾼 뒤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섰다.

그렇다. 요즘 걸그룹들은 말이 ‘걸’이지 모조리 ‘네이키드 우먼’이다.

대중문화 컨텐츠에서 성적인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은 이미 오래됐고 어느 정도 용인된다. 그건 오래 전 험프리 보가트나 제임스 딘, 마릴린 먼로나 오드리 햅번 등에게 여성 팬과 남성 팬이 열광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들은 벗어서 성적으로 어필한 게 아니다. 영화 속에서 베드 신을 통해 정력을 과시해서 여성들을 흥분시켰거나 풍만한 가슴을 보여줘서 남성들의 진땀을 뺀 게 아니다.

미국의 원조 섹시 가수 베트 미들러나 도나 서머 역시 마찬가지다. 짧은 치마를 즐겨 입긴 했지만 무대 위에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이나 골반을 쓰다듬진 않았고, 야릇한 상상을 야기할 만큼 심하게 노출한 적은 없다. 다만 창법과 이미지로 남성들의 애간장을 닳게 만들었을 따름이다.

1980년대 마돈나가 기성세대를 깜짝 놀라게 만들 만한 속옷차림으로 뮤직비디오를 찍고 마이클 잭슨이 자신의 성기 부위를 쓰다듬는 춤동작으로 전 세계 팬들의 성적인 판타지를 자극하는 동안 프린스는 목소리와 창법만으로 잭슨의 라이벌 역할을 했다.

대중문화 컨텐츠는 유행을 주도하거나 철저하게 유행을 따르는 한편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율배반의 모순을 안고 있다. 국내에서 ‘젖소부인’ 시리즈가 유행할 당시 미국과 유럽 문화계에선 앤디 워홀의 전위가 사랑받았다. AV가 천박하다고 쓰레기 취급할 수만 없는 것은 다양성의 필요성이 근거고 그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최소한의 문화적 혜택 혹은 스트레스 해소용 대중문화 컨텐츠가 제공돼야 한다는 기회균등의 법칙에 의해서다.

그런데 세상 모든 것에는 과유불급이란 규칙이 적용되기 마련이다. 욕심은 화를 부르듯.

걸그룹의 주요 활동무대는 TV다. R등급의 영화나 AV 같은 것은 적용대상자가 돈을 지불하는 수고를 감수해가며 즐기는 콘텐츠지만 지상파 방송이건 케이블TV건 텔레비전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요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층에 공개돼 있다. 돈도 안 낸다.

아이돌그룹이 나오는 가요 프로그램의 시청자의 태반은 10대 청소년이다. 20대 중후반만 돼도 유치하다고 안 본다. 피부로 느끼는 수치가 아닌 실질적 수치로 대다수가 청소년이란 의미다.

AV나 ‘야동’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연애도 결혼도 못하는 ‘루저’들에게도 최소한의 성적인 욕망의 해방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그런 컨텐츠의 생산과 유통과 소비에 있어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고 불법 탈법이 없다면 나름대로 필요성은 존재한다. 어쩌면 ‘반드시’ 존재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방의 TV수상기를 통해 방송되는 컨텐츠라면 사정이 다르다. 그래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게 있는 것이다.

만약 스텔라가 오직 ‘삼촌 팬’들만을 위해 벗고 춤춘다면 그건 나름대로 당위성과 목적 그리고 타당성 등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미성년자 관람불가 콘서트를 통해 그 공연이 이뤄져야 마땅하지 지상파 방송은 아니다.

물론 그들이 그런 컨셉트의 사진을 인터넷 매체에 뿌리고 야한 뮤직비디오를 온라인에 배포하는 것까지 막긴 힘들다. 유두나 치모를 노출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법도 제재할 순 없다.

스텔라나 AOA의 노출과 선정적인 안무의 이유는 간단하다. 이를 통해 남성들의 성적인 흥분지수를 높임으로써 자신들의 성적인 상품가치를 함께 상승시키는 것이다. 그 결과는 팀의 인지도와 인기를 끌어올리고 이는 음원판매와 더불어 행사의 횟수 및 개런티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복잡하다. 그냥 돈벌이를 위해서다.

한자를 빈 우리말에 요염(妖艶)과 선정(煽情)이란 단어가 있다. 전자는 사람을 호릴 만큼 매우 아리따움이란 뜻이고, 후자는 정욕을 자극하여 일으킴을 가리킨다.

그건 곧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고리타분하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은 논란과 맞닿아 있다. 보는 사람이 성적인 수치심이나 자극을 느낀다면 외설이고, 작가적 독창성과 심미안에 감탄한다면 예술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그건 요염과 선정에도 적용된다. 아이들이 보고 야릇한 상상을 하는 동시에 함께 보던 어른들이 얼굴이 화끈거려 아이의 눈을 가린다면 그건 선정이고, 그렇지 않고 슬며시 채널을 돌린다면 그저 요염일 따름이다.

과연 스텔라의 사진과 뮤직비디오를 10대 소녀와 40대 아버지가 함께 보고서 아무렇지 않게 “그 사진 예술이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수 있을까?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디엔터테인먼트파스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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