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진모의 테마토크] ‘복면가왕’ 김연우가 클레오파트라에 얻은 교훈
2015. 07.20(월) 18:12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김연우, 아니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이하 클레오파트라)가 있어서 지난 10주간 시청자들이 행복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 클레오파트라의 5대 가왕 도전 경연이 펼쳐졌지만 대적한 ‘노래왕 퉁키’가 57대 42로 새 가왕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는 모든 사람이 예상했듯 김연우(44)로 밝혀졌다.

이날 비록 클레오파트라는 10주로 장기집권을 마감했지만 그동안 충분히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줬으며 적지 않은 감동을 안겨줬다. 그건 김연우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장르에 도전하겠다”며 이번 경연에 대한 각오를 다진 클레오파트라는 그러나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선곡한 퉁키에게 석패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시청자는 클레오파트라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건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작의혹’으로 입증된다. 물론 제작진은 성적조작이나 의도된 연출은 없다고 강조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이날 선곡한 노래는 민요 ‘한 오백년’이었다. 이 노래는 조용필을 통해 대중화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아직도 대중의 가슴을 적시기에 충분한 선율과 가사를 지니고 있다. 전문가적 시각에서 김연우의 그것이 조용필의 그것보다 낫다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현재 활동하는 30~40대의 가수 중 김연우만큼 이 곡이 가진 한과 설움 그리고 민족정서를 표현해낼 이를 고르라면 쉽지 않다. 그건 블루스와 국악이 발성과 기교 그리고 호흡 등에서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것은 똑같은 한의 정서라고 하지만 그 감성이 다르다는 데 있다.

가창력만 놓고 본다면 남자 중 임재범을 뛰어넘을 가수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임재범이 ‘한 오백년’으로 조용필'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름다운 강산’으로도 비교가 가능하다. 이선희가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것은 새삼스럽게 논의할 값어치도 없다. 이 곡을 작곡 작사하고 기타를 연주하며 직접 불렀던 신중현의 가창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것 역시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이 신중현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날까? 그건 그렇지 않다. 신중현이 소울의 거친 감성을 밑바탕으로 몽환적인 스타카토와 싱코페이션으로 소화해내는 ‘아름다운 강산’은 압권이다. 만약 ‘한 오백년’으로 대결한다면 이선희의 승리겠지만 ‘아름다운 강산’은 다르다.

장기하와얼굴들이 최근 유행시킨 ‘풍문으로 들었소’ 역시 마찬가지다. 목 뒤에서 내는 발성으로 약간 씹듯이 입의 양 옆으로 슬라이딩하며 발음하는 함중아의 창법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유니크다.

일반인 판정단 중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임이 확실한데 그걸 확인할 바 없는 답답함과 하루라도 빨리 확인하고픈 김연우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궁금증 해소 차원의 갈증을 풀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퉁키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퉁키의 무대도 훌륭했다. 그리고 이전 무대부터 판정단을 쥐락펴락 하는 무대매너로 부밍업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퉁키의 프로파간다 능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음악은 숫자로 표현하거나 등위로 매기기 힘든 예술의 경지이므로 사실 경연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경연자들의 표현방식에 대한 대중의 감정 혹은 감성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이미 김연우는 ‘연우신’이었다.

그는 지난 5월 ‘복면가왕’에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란 이름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만약에 말야’ ‘가질 수 없는 너’ ‘이 밤이 지나면’ ‘사랑..그 놈’ 등을 열창해 4회 연속 가왕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방송 다음날인 월요일만 되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엔 클레오파트라 ‘복면가왕’ 김연우가 습관처럼 올랐으며 김연우가 새삼스레 재조명되는 흐름이 펼쳐졌다.

김연우는 ‘가수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가수’였다. 그건 가수로서는 별로 빛을 못 본 대신 가수들 사이에서 노래를 잘 부르고 또 잘 가르치는 선배라는 의미다. 장나라의 아버지 주호성이 그다지 유명하지 않을 때 신인배우에게 최고의 연기스승이었다는 사실은 배우들 사이에선 꽤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다.

하지만 김연우는 아직 젊다. 그래서 그는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그의 존재감과 녹록치 않은 가창력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그의 존재를 알려주는 데는 큰 역할을 했을지 몰라도 그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로서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받은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했다는 데 있다. 임재범 박완규 박정현 김건모 등이 긴장하거나 손을 떨 정도였다. 게다가 그 당시만 해도 김연우는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무명가수였다. 자신이 가진 실력 이상의 초능력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그러기에 김연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신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을 가린 ‘복면가왕’은 김연우에겐 ‘날개’였다. 그는 ‘나는 가수다’를 통해 엉뚱하게도 예능인으로 풀렸다. 그런데 그런 과정은 숙맥이던 그에게 뻔뻔함과 더불어 예능에서의 살아남는 생존능력을 키워줬다. 경험이 연기력과 가창력을 일취월장시켜 준다는 것은 전문가들은 다 아는 사실.

그렇게 김연우는 ‘나는 가수다’를 계기로 열 뼘 백 뼘 성장했다. 그건 단순히 가수로서가 아니라 연예인으로서다.

그는 클레오파트라 복면을 벗자마자 신곡 ‘그리운 노래 아리요’를 20일 공개했다.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의 ‘허당’ 태권도 선수도, ‘복면가왕’에서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예능감을 보이던 클레오파트라도 아닌, 진지한 가수 김연우로 돌아왔다. 클레오파트라 덕이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MBC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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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연우 | 복면가왕 | 클레오파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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