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진모의 테마토크] 전지현, ‘암살’에 약인가, 독인가
2015. 07.23(목) 08:49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 홍보팀은 22일 '암살'(최동훈 감독) 개봉날 눈썹과 눈물을 흩날리며 언론사를 돌아다녔다. 눈썹은 그만큼 바쁘게 움직인 탓, 눈물은 언론의 빗발치는 전지현에 대한 비난 탓이다.

‘암살’은 이날 전국 47만 7601명의 개봉 스코어를 올리며 단숨에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이 스코어는 최동훈 감독의 전작 ‘도둑들’의 43만 6596명을 뛰어넘는 수치로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도둑들’이 못 이룬 1300만 관객 고지 점령을 기대해봄직하다.

2위 ‘인사이드 아웃’과 3위 ‘연평해전’이 각각 9만 명 대와 3만 명 대의 스코어를 기록했으니 다음 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개봉되기 전까지 폭발적인 흥행이 보장됐다.

하지만 영화흥행에 도움이 되고자 홍보차원에서 가진 전지현의 인터뷰가 오히려 독이 됐기에 홍보팀이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는 것. 전지현은 밀폐된 장소에서의 사전에 약속된 인터뷰 자리에 무려 4명의 경호원을 세우는, 전 세계 연예계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오만과 편견의 행동을 저질렀고, 당일 참석한 소수 기자들은 물론 전 언론이 이를 맹비난하며 그녀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쏘아대고 있다.

‘도둑들’은 13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막을 내린 바 있다. 그보다 더 판을 키운 ‘암살’의 손익분기점은 쇼박스에 따르면 대략 600~700만 명이다. 올해 한국영화의 흥행성적으로 볼 때 결코 쉽지 않은 수치다.

300만 명 이상 동원한 작품이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과 ‘스물’ 고작 두 편이고, 현재 ‘연평해전’이 500만 명을 넘어섰지만 ‘몸비시즌’에 ‘암살’을 비롯한 흥행예고작들이 대거 개봉될 예정이어서 600만 명은 사실상 무리다.

‘전지현 경호원 논란’이 일기 전까지만 해도 ‘암살’의 흥행질주는 쉽게 예상됐고, 이날 티켓판매 창구를 열자마자 ‘암살’은 단숨에 ‘인사이드아웃’을 제쳤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인사이드아웃’은 ‘암살’에 바통을 넘겨주고 어떻게 300만 관객이라도 동원한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암살’은 처지가 다르다. 한때 CJ 롯데와 함께 국내 3대 배급사로 당당했지만 이젠 그 자리를 NEW에게 내준 뒤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쇼박스가 최고의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고, 뚜껑을 연 결과 그만큼 재미와 감동이 보장돼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범죄의 재구성’ ‘전우치’ ‘타짜’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라면 1만 원이 아깝지 않다. 여기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부활한 전지현을 필두로 믿고 보는 배우 이정재와 하정우까지 있으니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에 첨병 역할을 해도 모자랄 유일한 여주인공이 영화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다. 쇼박스로선 순탄할 줄 알았던 항해의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쳤다. 쇼박스 측은 흥행의 성공은 무난하겠지만 예상했던 최종스코어보다 약 300만 명 정도 깎이지 않겠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건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를 1년여 간 질질 끌다 드디어 내달 13일 개봉을 결정한 롯데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여기엔 ‘50억 원 협박녀 사건’으로 이미지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이병헌이 주인공이다.

롯데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하 ‘터미네이터5’)가 순탄하게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일단은 약간의 위안을 삼을 순 있지만 한편으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 ‘터미네이터5’의 흥행 성공의 원인은 이병헌에 대한 호감이 아니라 원조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노익장에 대한 찬사이자 이병헌의 분량이 얼마 안 되는데다 연기만큼은 흠잡을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녀’는 다르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쓰리톱이 주인공이고 무협액션극인 만큼 이병헌의 어깨가 가장 무겁다. ‘터미네이터5’에 대해선 슈왈제네거에 대한 찬사만 있었을 뿐 이병헌에 대한 언급 자체가 거의 없었다. 그것은 아예 이병헌을 무시한 채 영화 자체를 즐겼다는 의미고, 여기엔 제임스 캐머런의 ‘터미네이터’ 마니아들의 무한신뢰가 바탕이 됐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롯데 입장에선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일 수 있다. 그래서 이병헌 조승우 주연의 ‘내부자들’보다 먼저 뚜껑을 열기로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내부자들’의 배급사는 쇼박스다. 동병상련에 서로를 위로하고 어떻게든 리스크를 줄이는 고민을 함께 나눌 법하다.

일단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배급사는 쇼박스. 첫날의 흥행성적에 비춰볼 때 ‘도둑들’의 흥행성적과의 경쟁을 기대해도 될 만한 흐름이다. 최 감독은 ‘암살’에서 누가 봐도 흥행에 특별하게 심혈을 기울였음이 역력히 드러난다. 화려한 주인공의 면모에 오달수 조진웅 등의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미술과 미장센은 화려하며 프레임 안에 모든 스태프가 공을 들인 흔적이 묻어난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실질적인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전지현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최 감독은 전지현을 만드는 데 특별한 정성을 쏟았다. 의상은 물론 안경 소품 하나까지 의미가 남다르다.

그런 전지현이 의도와는 상관없지만 ‘암살’을 암살하고 있는 셈이다.

전지현은 공교롭게도 22일 오후 갑자기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 결혼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임신해 내년 초에 출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임신 10주차인데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개인적인 일로 (영화 관계자들에게) 누를 끼칠까 염려해 바로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분명 축복받을 경사다. 하지만 개봉 당일 그것도 전날의 ‘경호원 사건’으로 각 언론의 공격이 집중포화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뜬금없는 ‘임신 고백’이라 어리둥절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관계자들에게 누를 끼칠까 바로 알리지 않던 일을 하필 개봉날 알렸다.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중국 고사성어에 이이제이(以夷制夷)란 말이 있다. 중국 본토가 주변국들을 제압할 때 비슷한 수준의 이웃나라를 이용한다는 뜻이다. 혹시라도 ‘뉴스는 뉴스로 잡겠다’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낡은 언론활용법이 되살아나지나 않을까 우려돼 생각난 단어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시크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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