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진모의 테마토크] 롯데 배급, 'MI5’ ‘협녀’의 불운 혹은 비호감
2015. 08.10(월) 08:57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롯데그룹의 후계자 승계 다툼이다. 재계 5대 그룹인 만큼 전 국민적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데 정치적으로나 국민정서상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분히 부정적이다.

최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롯데의 ‘국적’ 논란이 이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일본기업이란 정체성을 부여한 채 ‘롯데 제품 불매 운동’에 앞장서길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극장가로도 이어져 롯데쇼핑 산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이하 ‘MI5’)의 흥행에 제동이 걸리는 한편 13일 개봉되는 롯데의 투자 배급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연결되고 있다. ‘협녀’는 지난해 ‘50억 원 협박녀 사건’으로 이미지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이병헌 주연이라는 점 때문에 그렇잖아도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설상가상이다.

롯데그룹의 위기는 전방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된 지난달 28일 이후 롯데 계열사 7곳의 주가가 2.81%의 하락률을 보이며 코스피 평균인 1.42%의 2배 수준을 나타냈다. 롯데손해보험이 무려 8.5%나 하락했고, 롯데의 상징인 롯데제과를 비롯해 롯데케미칼이 4%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번 ‘왕자의 난’을 계기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롯데의 실체가 드러남으로써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고, 이게 매출 하락으로 이어짐에 따라 눈앞에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 와중에 재벌닷컴이 재미있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연봉을 조사했는데 롯데그룹은 임원(평균 6억4236만원)이 직원(3790만원)의 16.9배로 4번째로 높았고, 직원 연봉은 꼴찌였다는 결과가 나와 롯데의 부정적 이미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에 투자한 국민연금이 무려 77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도 여론을 악화일로로 치닫게 만들고 있다. 이에 정가에서는 해외계열사를 통한 편법 순환출자를 금지한 이른바 ‘롯데법’ 제정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는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 초대형 태극기를 게양하는가 하면 2018년까지 2만4000명의 청년에게 정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진화작업’의 뉘앙스가 풍긴다.

하지만 한번 외면한 여론은 냉랭하기만 하다.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해서도 ‘제2 롯데월드를 채울 인력만 해도 그 정도는 된다’며 코웃음을 치는 상황이다.

이렇게 롯데그룹 전체에 대한 여론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가운데 정작 롯데에 취업 중인 한국인들의 불안과 걱정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한해 흥행농사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여름 ‘몸비시즌’을 바라보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우려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MI5’의 경우 복병을 만난 것이 확실하다.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한국에서 750만여 명을 동원하며 시리즈 역대 최다 성적을 올렸다. 그런데 ‘MI5’는 전작보다 재미와 만듦새에서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었고,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톰 크루즈는 고공을 나는 비행기 외벽에 붙는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펼칠 정도로 각별한 애정과 정성을 쏟아 내심 더욱 큰 성적을 기대했음직하다.

실제 개봉직후 이전까지 흥행 1위를 내달리며 1000만 관객을 가볍게 뛰어넘을 듯 맹렬한 기세를 펼쳤던 ‘암살’(최동훈 감독, 쇼박스 배급)을 가볍게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건 1주일 만에 끝났다. ‘베테랑’(류승완 감독, CJ엔터테인먼트 배급)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빼앗았는데 순서대로라면 ‘MI5’가 2위로 내려앉아야 했지만 웬일인지 ‘암살’에게 2위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공교롭게도 ‘왕자의 난’이 본격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시점과 맞물린다.

롯데는 13일 또 ‘협녀’를 개봉한다. 하지만 일주일 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판타스틱4’(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급)를 만난다. 현 추세대로라면 ‘암살’은 1000만 명은 넘을 것이고, ‘MI5’는 600만 명이 만족수치다. ‘베테랑’이 류 감독의 전작 ‘베를린’의 700만 명을 넘어설지가 관심사고 ‘판타스틱4’는 ‘베테랑’의 흥행세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어느 정도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쓰 와이프’(13일 개봉, 메가박스 (주)플러스엠 배급)와 ‘뷰티 인사이드’(20일 개봉, NEW 배급)도 있다. ‘MI5’야 외화인데다 어느 정도 기본 흥행은 했다고 자족할 수 있지만 ‘협녀’는 100억 원의 총제작비를 맞추기가 만만치 않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은 9일 하루 동안 72만39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276만690명으로 300만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박스오피스 2위의 ‘암살’은 이날 하루 38만9653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를 897만2971명으로 쌓음에 따라 이주 내 10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MI5’는 33만5972명을 동원하며 472만1395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13일 ‘협녀’와 스크린을 어떻게 나눠 갖느냐가 700만 고지 점령의 분수령이 될 것이고, 현 추세대로라면 전작의 750만 관객 기록을 깨는 게 만만치 않다.

10일 오전 KBS2 ‘2TV 아침’은 북유럽의 청정행복국가 노르웨이 수도 오슬란에서 ‘K푸드 열풍’을 취재한 내용을 내보냈다. ‘K푸드 요리대회’에 출전하는 16세의 쌍둥이 소녀는 빅뱅과 2NE1의 열렬한 팬이었고 취재진에 ‘엑소를 아느냐’고 물으며 그들의 춤을 똑같이 췄다.

이는 한국의 대중문화의 세계적인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애써 서울을 담았고, 워쇼스키 남매는 한국 및 배두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으며, 뤽 베송은 최민식을 캐스팅하기 위해 버선발로 달려왔다.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감독에 대한 해외의 존경심은 특별하다.

이처럼 한국영화의 위상이 세계 영화시장의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고 있을 정도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의 형제기업인 CJ E&M도 나쁘지 않고, 재벌을 모태로 하지 않은 NEW는 매우 좋으며, 이 기회에 토종 군소 배급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영화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극장가에 해외 다국적재벌 배급사가 직접배급을 시작할 무렵 열혈 영화인이 극장에 뱀을 푸는 사건이 있었을 정도로 한국인의 한국영화 사랑은 각별하다. 만약 소문대로 롯데가 일본기업이 확실하다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나 이십세기폭스코리아처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롯데엔터테인먼트코리아로 명명해야 그나마 관객들에게 정직하게 비칠 것이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사진='협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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