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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 진짜 사랑 이야기 혹은 불편한 불륜 미화 [씨네리뷰]
2017. 03.14(화) 10:28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하나의 작품을 두고 예술인지 외설인지에 대해 모두가 각자 다른 의견을 지닌다. 지난 1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 역시 이 의견에서 자유롭지 못할 터다. 개봉 전부터 홍상수 감독과 주연을 맡은 배우 김민희의 사생활 논란으로 이슈가 된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듯한 내용으로 또 한 번 관심을 모았다.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감독과의 관계로 고민에 빠진 배우 영희(김민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부는 유부남과의 만남이 세상에 알려진 후 도피하듯 독일로 떠난 영희가 그곳에 살고 있는 지영(서영화)과 일상을 지내는 모습이, 2부는 국내로 돌아온 영희가 강릉을 찾아 선배들과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독일로 떠난 영희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그 사람 토요일에 온다고 한다. 하지만 기다리지 않을 것”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하는 듯 겉으로는 “예쁘다” “여기서 살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부에서 강릉을 찾은 영희는 선배들과 만나 술자리를 가진다. 영희와 관련된 논란을 알고 있는 선배들은 누구 하나 그녀를 다그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너 정말 매력적이다” “예쁘다”며 그녀가 연기를 계속 해야 한다고 위로한다. 이후 영희는 혼자 바닷가를 찾고, 그곳에서 교제했던 유부남 감독 상원(문성근)의 촬영팀을 우연히 만나 그들의 술자리에 참석한다. 격한 대화가 오가던 두 사람. 상원은 영희에게 읽어주고 싶어 하던 책의 한 구절을 읽어준다.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고통을 느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사소하고, 기만적인 것인지 깨달았다’는 이야기다.

홍상수 감독은 이날 시사회에서 “제 삶의 어떤 부분을 재현하려는 자전적 의도는 없다”며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영화는 불륜 관계를 인정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실제 이야기를 고스란히 옮긴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극중 영희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냐”며 ‘진짜 사랑’을 논하는 대사들은 영희가 아닌 김민희 자신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유부남 감독 상원으로 등장한 문성근의 스타일은 누가 봐도 홍상수 감독을 연상케 한다. 영화 곳곳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실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눈에 띈다.

익히 알려져 있듯 홍상수 감독은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당일 아침에 시나리오를 쓰는 등 즉흥적인 이야기로 영화를 꾸려간다. 그만의 연출 방식과 특유의 현실적인 분위기, 사랑에 빠져 고뇌하는 김민희의 연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작품이 탄생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김민희에게 국내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안겨주는 등 해외에서는 이미 이 영화의 예술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영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할 일 없이 물어뜯는 사람들”이라고 칭하는 천우(권해효)나 영희가 다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준희(송선미) 등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불쌍해하고, 그녀가 얼마나 아름답고 대단한 배우인지를 계속해서 언급한다. 인정받을 수 없는 영희와 상원의 관계를 미화함은 물론 여론에 질타 받고 있는 김민희를 안쓰러워하고 위로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작품과 개인의 사생활은 따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직접 열애까지 인정한 마당에 이를 완전히 배제해두고 순수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을까. 예술이냐 외설이냐에 대한 의견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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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시크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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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민희 | 밤의해변에서혼자 | 홍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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