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향기, ‘마음이’에서 ‘눈길’까지… 12년 차 배우의 길 [인터뷰②]
2017. 03.14(화)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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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일곱 살 때 쯤 ‘마음이’를 찍었는데 혼자 읽고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어요. 엄마가 옆에서 읽어주셨죠. 전 기억이 안 나는데 동화를 듣듯이 이해하며 같이 재미있어하기도 하고 불쌍하다 하며 울기도 했다고 엄마가 이야기해주셨어요. 그땐 연기한다기보다는 실제라 생각하고 현장에서 촬영한 것 같아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배우 김향기(18)는 앳된 얼굴이지만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난 2003년 광고로 시작해 2006년 영화 ‘마음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맑고 순수한 모습을 간직한 듯하면서도 동시에 10대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숙한 모습을 보였다.

“학교에서 친구 여럿과 함께 있으면 똑같다. 깔깔 웃고. 조숙하다기보단 낯을 가리는 성격이고 사람을 대할 때 조심스럽게 다가가려 하는 게 있는 것 같아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

어느새 18살 소녀가 된 그녀는 ‘눈길’(감독 이나정, 제작 KBS 한국방송공사)에서 일제 강점기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위안부 소재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할 만큼 성숙했다.

“언제부터 연기를 쭉 해야겠단 마음을 저확히 다짐했는지 시기는 잘 모르겠다. 하다 보니 계속 욕심이 생겼나 보다. 연기를 좋아하고, 즐겁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늘 새롭고 어렵긴 하지만 정말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일곱 살에 연기를 시작해 어느덧 12년 차 배우가 된 그녀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항상 아쉬움을 느끼지만 이번만은 예외였음을 밝혔다.

“보통은 작품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내 연기에 시선이 가고 ‘이때 좀 아쉬웠다’고 생각되게 마련이다. 이상하게 이번 영화를 볼 땐 그런 생각이 안 들더라. 이 영화에 몰입이 돼 생각할 틈 없이 너무 울고 답답해했다. 특이하게도 이번 작품은 그런 생각을 잊게 만들어준 작품 아닌가 싶다.”

데뷔 후 매년 한 작품 이상을 하며 활동한 그녀는 작품 수를 정하고 활동하는 건 아니라며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이 그 역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 시나리오가 와 닿으면 욕심이 나 작품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업만으로도 벅찬 고등학교 2학년. 학업과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웃음) 배우로서도 학생으로서도 욕심을 버리진 못하겠더라. 공부도 어느 정도 하고 싶단 욕심이 있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엔 학생 신분이니 거기에 맞게 노력해야 연기 활동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분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스스로도 욕심이 생겨 작품을 할 때도 쉬는 날엔 꼬박꼬박 출석한다. 작품을 쉬는 기간에는 열심히 다니며 공부한다. 국어 사회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과목에는 특히 더 애착이 간다. 사실 솔직히 수학 같은 경우 어느 정도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웃음) 포기하기엔 그래서 다 열심히 해보려 하는데 그중에서도 국어가 애착이 가더라. 연기활동 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작품을 많이 읽고 토론하니까.”

아직은 스무 살이 되기까지 약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진로문제 역시 조금씩 고민할 시기다.

“주변에서 정말 많은 말씀을 해주신다. 지금 현재로써는 많은 조언을 귀담아듣는 상황이다. 아직 뚜렷하게 정하진 않았지만 미래에도 연기를 할 것이기에 주변 조언을 고려하고 엄마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눈길’에서 그녀는 함께 비극을 겪는 영애(김새론)와 서로 의지한다. 실제 그녀가 가장 의지하는 사람은 친구 같은 사이인 엄마라고.

“이야기도 가장 많이 하고 항상 붙어있잖나. 스트레스도 엄마에게 가장 많이 푼다. 짜증도 많이 내고 그만큼 의지가 된다. 아직은 엄마와 이야기 하는 게 가장 많이 통하고 솔직하게 내 문제점, 부족한 점을 말해줄 수 있는 것도 가족이다. 가족과 이야기 했을 때 아직 내 나이에선 도움을 받는다.”

가장 의지하고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사춘기를 겪는 사이 짜증을 내게 된 상대로 엄마다. 잘 모르는 사이 지나간 사춘기지만 그 시기에 만난 ‘눈길’은 그녀에게 중요한 걸 일깨워준 작품이다.

“사실 본인은 사춘기가 언제 왔는지 잘 모르잖나. ‘눈길’을 중3 때 찍었는데 사회적인 것에 관심을 갖기 보다 친구와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노는 게 즐거운 시기다. 그때 중요한걸 배운 것 같다. 엄마에게 짜증을 많이 내던 시기가 있었다. 중학교 올라가고 나서 1~2년 정도. 지금 생각해보니 사소한 것에 대답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데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외모에도 한창 신경 쓸 나이지만 그녀에겐 외모보다 연기에 대한 관심이 우선한다. 고민이 많을 때도 촬영만 시작하면 사라진다는 그녀의 말이 그녀가 천생 배우임을 느끼게 한다.

“커가면서 외적인 것도 성숙해지고 예뻐지면 좋다. 물론 배우로서 어느 정도 외적 관리도 대중에 보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외모보다 그냥 연기하는 게 좋다. 촬영할 때문 고민이 없다. 신기한 게, 촬영에 들어가는 시기쯤 스스로도 고민이 많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다가 촬영에 들어가면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한다. 그런 것 때문에 ‘내가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스스로 깨닫는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오래 연기활동을 해왔지만 그녀 역시 평범한 소녀이기도 하다. 연기하는 시간 외의 소녀 김향기는 평소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

“쉴 때 가장 많이 하는 건 영화 보기다. 책은 어느 정도 크니까 주변에서 추천하고 선물을 많이 해준다. 그런 책은 시간이 나면 읽어본다. 집에 있을 때 빵을 만든다. 빵 먹는 게 좋아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과정을 하나씩 배워 가는 것과 완성본을 보는 게 새롭다. 재미를 붙여 좋아하는 재료를 많이 넣고 만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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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론과는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낯가림이 심해 친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그녀는 자신과는 반대의 성격을 지닌 김새론이 먼저 다가가 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난 낯가림이 심해서 친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말을 잘 못 거는 편이다. 스스로 좀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새론이는 성격이 밝아 먼저 다가와 이야기를 해주는 스타일이다. 낯가림이 많은 내겐 그렇게 되면 좀 더 빨리 소통하고 친해지는 기회가 된다. 장난을 다 받아주진 못해 마음에 좀 걸리긴 하는데 그래도 새론이 덕에 더 많이 이야기한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아역배우 출신인 김새론의 연기를 옆에서 지켜본 그녀는 김새론의 연기에 대한 몰입도와 배려에 대해 칭찬했다. 아울러 동갑내기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것에서 오는 장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실제 성격은 정말 밝다. 영애란 인물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데 그 역할에 몰입해 연기하는 걸 보면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게 느껴진다. 호흡이 잘 맞다. 혼자 연기를 잘하기보다 배우끼리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생각한다. 일본어도 힘들고 어려운데 잘 맞춰줘 고맙다. 당연한 걸 수 있는데 친구와 촬영한다고 하면 영화를 시작한다고 할 때 초반 부담이 덜어져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다 생각한다. 실제 촬영하며 오가는 말이 잘 맞으니까 학교 친구들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선배 배우들과는 항상 초반에 어찌 됐건 긴장은 된다. 그런데 촬영하고 모든 선배들이 정말 너무 잘 해주신다. 한 분도 무섭게 하시거나 배려를 안 해준 분이 없으시다.”

이날 김향기는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을 묻자 “‘다중인격’을 연기해 보고 싶다”며 “굉장히 어려운데, 한 인물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 다른 성격, 특성을 보여줘야 한다. 어려운 만큼 궁금하고 배우로서의 욕심이기도 한데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말에는 잠시 생각하다 곧 막힘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해요. 초심이라는 게 항상 어떤 역할을 하든 최선을 다해 연기해야겠다는 거예요. 모두에게 항상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그걸 잃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고 표현하면 더 많은 분이 절 알아주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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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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