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길’ 김새론 “위안부, 누군가는 해야할 이야기… 보탬 되고 싶었죠” [인터뷰]
2017. 03.18(토) 17:33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친구들도 팔찌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구입했어요. 영화를 찍고 관심사가 커져 주변에 이야기를 많이 해요. 워낙 주변 친구들도 관심을 갖고요.”

지난달 21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배우 김새론(18). 곱게 차려입은 옷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배지를 단 그녀는 주변에 알리기도 하고 다들 관심을 많이 갖는다며 역시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인 ‘눈길’에도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대부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워낙 민감한 부분이니까 내가 힘들까 걱정하는 주변 분도 많았고 큰 결심 했다고 이야기해 주시더라. 주변 친구들이 개봉하면 봐준다는 친구들도 있었고 드라마로 먼저 방송된 걸 역사 수업시간에 틀어줬다. 그날 내가 학교에 안 갔는데 역사 선생님이 틀어주셨다. 임신하고 계시는데 내가 이 작품을 준비할 때 많이 도와주셨다. 말보다는 자료를 찾아보고 이런 건 질문을 할 수 없으니까 듣고 싶은걸 따로 여쭤봤다. 잘 설명해주셔서 도움이 됐다. 주변 친구들이 나인걸 알고 봤는데도 울었다고 하더라. 내가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이 작품에서 연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말이다. 나도 조심스러워 했고 걱정을 많이 한 부분인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더라.”

그녀가 ‘눈길’의 출연을 결심한 건 누군가는 해야 할 뜻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굉장히 뜻깊은 작품이 만들어지는구나’ 생각했다. 대본을 읽고 자료를 찾고 영상을 보며 더 늦기 전 빨리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해야겠다는 걸 깨달아 내가 더 열심히 연기를 잘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나 보탬이 되고자 했다. 이런 상황들이 너무 화가 나더라. 아직도 진행 중인, 민족의 아픈 상처인 거잖나. 이제는 우리가 위로를 해드려야 할 차례인 것 같다. 그러니 더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에 출연한 그녀 역시 매번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에 가장 크게 가닿은 장면은 김향기가 연기한, 위안부 소녀의 이뤄질 수 없는 희망을 담은 부분이다.

“영화를 네 번 봤는데 볼 때마다 울었다. 내가 연기를 했음에도 또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나고 눈물이 계속 나더라. 그래서 시점이라기보다 시작하고 나서 이야기가 흘러가 나도 모르게 격해져서 같이 울게 되더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내가 나오는 장면은 아니다. 종분(김향기)이가 가족과 오빠와 함께 하는 희망 사항이 담긴 엔딩장면이 있다. 그게 따듯해진 한편 지금 상황이 아니라 바람이기에 마음이 아프더라. 가장 울컥했고 기억에 남는다.”

극 중 아야코(이주우)는 영애가 월병을 먹을 수 있게 돕다. 이 장면은 관객뿐 아니라 직접 연기한 배우 역시 목이 메이게 한 장면이다.

“예전의 영애였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거였다. 점점 길들여지고 받아들여 소녀들끼리 위로도 하고 그런 영애의 마음이 열리는 장면이기도 했다. 찍을때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 장면을 찍는데 목이 메이며 이 상황 자체가 울컥해 보면서도 속상했다.”

시나리오부터 시작해 하나둘 촬영을 위한 것들이 갖춰져 가는 것을 보며 김새론은 한 계단씩 이야기에 더 깊이 다가갔고 그 과정을 통해 성숙해졌다.

“사실 처음 읽고 상상했던 것에서 자료를 보면서 다시 대본을 읽고 느낀 게 달랐고 현장에서 세트가 갖춰지고 나서도 달랐다. 점점 많은 사실을 접할수록 충격도 받고 더 생각 이상으로 감정이 깊어져 나도 생각한 이상으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느꼈다. 나 자체도 역사적으로 생각해본 계기여서 좋았고 그걸 떠나서도 두 소녀가 당시 내 또래였다. 한창 철없는 나였는데 이 소녀들을 보며 다시 생각이 성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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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 캐릭터를 깔끔하게 연기한 그녀는 배역에 대한 공감이 있었고 동시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 일본어가 유창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상태에서 연습에 매진했다.

“영애 역 자체가 시작에서 끝 무렵의 성격이나 감정 변화가 크잖나. 받아들이지 못하다 받아들여 무감각해지고 (종분과) 서로 위로하고. 이게 대본 읽을 때 이 역할에 대해 확 와닿았다. 내가 느낀 대로 해야겠다고 느껴 신경을 많이 썼다. 일본어는 아무것도 못 했다. ‘아이시떼루(사랑해요)’밖에 몰랐다. 영애 자체가 일본어를 잘하는 캐릭터다 보니 대사들, 발음을 녹음해서 들고 다니고 걸어 다닐 때마다 듣고 익숙해지려 연습했다. 선생님을 따로 구해 대사를 하고 발음을 하나씩 고쳐주셨다. 음의 높낮이, 스타카토 등이 한국어와 달랐다.”

‘눈길’은 제24회 중국 금계백화장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김새론은 영애 역할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상을 받는 것도 정말 뜻깊은데 ‘눈길’이란 작품으로 해외에서 상을 받아 더 뜻깊다. 해외에서도 이 작품을 알아봐 주시고 좋게 생각해주셨단 것 자체가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보고 느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한다. 작은 관심과 노력이 나중에 큰 힘을 발휘할 거라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의 연기는 호평을 얻었지만 자평을 해달라는 말에는 역시나 자신의 눈에 띈 스스로의 부족함을 흘려보내지 못했다.

“2~3년 전 것이다. 중간에 작품도 하고 작게나마 성숙해져서 보니까 좀 아쉬운 게 자꾸 보이긴 한다. 작품 한 건 전혀 후회 안 하고 좋은데 연기적인 걸 보며 당시 최고조로 감정을 끌어올렸지만 지금 보니 ‘왜 저렇게밖에 못했지’ 싶다.”

그녀는 ‘눈길’이라는 단어에 대해 “영화에서의 ‘눈길’은 두 소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나타내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가 눈길을 줘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된다”며 위안부 문제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영애가 자살시도를 하기 위해 얼음강으로 간 신이 이 어린 소녀가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어떤 감정·생각이 들까 생각했다. 정말 고통스러워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거잖나. 완벽히 이해는 못 하지만 공감하려 노력했다. 영애가 ‘죽는 게 무서우냐. 죽지 못해 사는 게 무섭다’라는 대사를 한다. 그런 말은 이런 어린 소녀에게서 나올 말이 아닌데. 그 전까지 감정·생각이 어땠을까.”

연기를 하며 현장에서 겪는 입장에서 조금 더 간접적으로 와 닿는 게 크다는 그녀는 영애의 감정, 있는 사실을 연기로 해야 한다는 것들에 더 예민했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선 스태프를 포함해 배우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따랐을 거라 짐작하게 된다.

“일단 지방을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춥기도 하고 스태프도 많이 도와줘 틈마다 따뜻했음에도 춥고 힘들었다. 그럼 그 시대 소녀들은 비교도 못할 거다.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힘들수록 더 힘들단 말을 못하고 감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내가 있나 싶더라. 역할 몰입을 위해 역할과의 아픔을 공감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힘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많은 분에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피해자 할머니들께 위로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눈길’ 같은 작품이 지금 또 들어오면 고민의 여지 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영화는 그녀에게 한층 더 여러 방면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책임감을 갖고 임했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만큼 조금이라도 자신이 연기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터다.

“무언가에 대해 진심으로 ‘열심히 뭔가 해봐야겠다’란 게 연기 외에 더 있었던 작품이다. 더 많은 사람에 게 알려야겠다는 책임감과 내 행동 하나가 어떻게 크게 영향을 끼치고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나도 역사에 더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고 사람들에게도 그런 작품이 됐으면 한다. 내가 이 작품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이 이런 역사적 사실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고 남아계신 할머니들에게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된다면 작게나마 의미가 있다.”

종분을 연기한 김향기와는 동갑내기다. 두 사람은 드라마 ‘여왕의 교실’(2013)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둘이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연기할 때도 서로 많이 맞춰가고 친한 것도 있고 돈독해져 극 중 우정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말 안 해도 통하는 부분도 있고. 향기는 이미지도 순수하고 귀엽고 참 착한데 정말 성숙하고 말도 잘하고 조숙한 친구다. 내 장난을 안 받아준다.(웃음) 향기가 차분하고 내가 생각 이상 왈가닥이어서 계속 장난을 치고 애교를 부리니까 받아주려 노력을 많이 했다. 성격 자체가 그래서 난 그게(차분한 게) 더 신기하게 느껴진다.”

실제 두 사람의 성격은 어찌 보면 ‘눈길’에서와는 반대다. 두 사람의 역할이 반대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향기는 영애로 보기엔 너무 착하다. 영애가 조금 까칠하고 내가 종분이를 한다고 생각하면 난 종분이 보다 말이 많다.”

함께 성장해 가며 곁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인 그녀에게 김향기의 연기에 대한 평을 들었다.

“같이 호흡을 맞춰본 또래 친구 중 가장 편했고 호흡도 잘 맞았다. 정말 좋아하는 친구여서 앞으로도 커가며 서로 작품에서 많이 봤으면 한다. ‘눈길’이라는 좋은 작품에서 만난것도 좋은 인연이다. 같이 좋은 배우로 커가고 싶다.”

최근 음악프로그램 MC를 맡아 꾸준히 활동하며 신중하게 차기작을 물색 중인 그녀는 좋은 작품과 연기로 시청자·관객을 만날 것을 약속했다.

“계속 시나리오를 보고 있어요. 천천히 신중하게 보게 돼요. ‘마녀보감’도 많이들 좋게 이야기해주셔서 그만큼 좋은 작품으로 열심히 준비하려고요. 좋은 연기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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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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