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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헤집기] 웃찾사·개그콘서트, ‘폐지설’ 속 흔들리는 한국 코미디
2017. 05.18(목) 15:43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개그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부진으로 인한 위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로 프로그램을 평가해야 하는 방송사 측의 입장과 개그맨들의 터전과 후배 양성을 이어가려는 개그맨들의 의견이 부딪치면서 양측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2003년 첫 방송돼 15년여 간 SBS 대표 개그프로그램의 자리를 지켜온 ‘웃찾사’가 오는 31일 왕중왕전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종영한다. SBS 측은 “새로운 포맷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며 후속 시즌 방송 일정은 차후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히며 ‘웃찾사’의 폐지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방송사 측의 말과 달리 ‘웃찾사’의 다음 시즌이 언제 착수될지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부진한 시청률로 이제는 개그 프로그램이 방송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상황에서 시즌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미지수다.

‘웃찾사’와 함께 지상파 개그프로그램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KBS2 ‘개그콘서트’ 역시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최근 900회 특집으로 힘을 싣기는 했으나 신선한 캐릭터와 콘텐츠 부재로 경쟁력을 잃었고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유지한지 오래다.

방송사를 불문하고 개그프로그램들이 이전과 같은 명성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결국 폐지 위기까지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에 개그맨들은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간곡한 외침으로 호소하고 있다.

앞서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 논란으로 화제가 된 정종철은 ‘웃찾사’ 폐지설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을 외쳤던 개그맨들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 후배들의 무대를 없애지 말아달라. 개그맨의 꿈을 꾸는 어린 친구들의 미래를 꺾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김기리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노력하고 노력한다. 특히 신인 개그맨들은 정말 부푼 꿈을 안고 10년을 바쳐서 합격한 분들도 있다. 방송국에서는 최소한의 살아갈 길이라도 마련해주셔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언젠가 큰 웃음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양상국, 이상훈, 송영길 등 수많은 개그맨들이 ‘웃찾사’의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이 ‘웃찾사’의 폐지설에 이토록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는 아쉬움 때문이 아니다. ‘웃찾사’와 ‘개그콘서트’는 방송사는 다르지만 소속 개그맨들이 느끼는 책임감은 동일하다. 앞서 MBC ‘개그야’ 폐지로 아픔을 겪었던 이들은 함께 힘을 합쳐 다시 개그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웃찾사’ 폐지설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한국 코미디를 키워보려는 개그맨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개그 프로그램은 예능 신인을 발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유재석, 김용만, 박수홍, 유세윤 등 예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많은 예능인들이 개그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했다. 가뜩이나 가수, 배우들이 예능에서 무서운 활약을 보이는 상황에서 개그 프로그램 축소로 예능으로 향하는 개그맨들의 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익이 중요한 방송사에서 이들의 꿈을 위해 적자를 감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때 개그프로그램은 시청률 20%를 훌쩍 넘기며 인기를 누렸지만 시대와 흐름이 변하면서 상황도 달라졌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포맷의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무대 예능’이라는 한계를 지닌 개그 프로그램들은 좀처럼 시청자들의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진행된 ‘개그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희는 개그 프로그램의 침체에 대해 “너무 침체만 강조하다보면 다들 힘이 빠져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개그 프로그램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여유를 갖고 격려해주시면 열심히 하겠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웃찾사’ 폐지설이 제기됐다. 개그맨들의 바람과 달리 현실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그 프로그램의 앞날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김다운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KBS, S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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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개그콘서트 | 웃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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