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루’ 변요한 “김명민 선배, ‘육룡이’ 이어 두 번째 호흡… 대인배를 만났다” [인터뷰②]
2017. 06.19(월) 15:49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우선 정말 감사했어요. ‘육룡이 나르샤’를 하면서 ‘하루’에 대해 말씀하셨죠. 문경에서 촬영을 할 때였는데 ‘이런 작품이 있다’여 출연 의사를 물으셨어요. 이후 절차를 거쳐 출연하게 됐어요. 말씀해주신 자체가 후배로서 정말 감사한 일이죠.”

변요한(32)은 함께 ‘육룡이 나르샤’를 촬영하던 김명민의 추천을 계기로 ‘하루’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PD와 자신에게 열정적으로 질문하던 후배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본 김명민이 그에게 작품을 제안한 것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변요한을 만나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앞서 ‘육룡이 나르샤’에서 호흡을 맞춘바 있는 김명민과 영화에서 재회했다. 두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며 특별히 다르게 다가온 점이 있었을까.

“(김명민)선배님이 한 달 전 촬영에 들어가 모든 시스템을 갖춰놓으셨다. ‘육룡이 나르샤’의 정도전은 없었다. 이에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중점을 잡을 수 있었다.” 극중 김명민이 변요한에게 멱살을 잡히는 장면이 유난히 많다. 연기라 해도 선배의 멱살을 잡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 또한 김명민의 배려 덕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첫 촬영 날 멱살 잡는 장면이 있었다. 대본에 나와 있어도 첫날부터 멱살을 잡으라면 부담스러운데 (김명민 선배가) ‘편하게 하라’ ‘막 잡으라’고 하셨다. 큰 배려였다.”

전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김윤석, ‘하루’의 김명민. 그는 어려울 법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에게 두 선배와 함께하며 느낀 바를 들었다.

“항상 두렵다. 독립영화를 찍을 때도 두려웠다. (뮤지컬) ‘헤드윅’ 때는 떨려 죽을뻔 했다. NG도 낼 수 없으니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훌륭한 선배들과 같이 한것 만으로도 영광이다. 혹독할수록 좋았다. 다행히도 내게 혹독하게 하시진 않았다. 선배님들이 배려하고 믿어주셨다.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해주셨다. 대인배들을 만났다. 두분 다 대인배다.”

앞서 김명민은 인터뷰를 통해 변요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그가 연기에 임하는 태도를 칭찬했다. 이와 관련, 변요한은 선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선배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정말 오래한 선배들이다. 유재명 선배님도 마찬가지다. 내가 선배 복이 있다.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지만 앞으로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비록 답은 안 나오지만 선배들의 애티튜드를 보며 많이 고민할 수 있었다. 감사하고 존경한다. 나도 서른이 넘었다. 선배와 인생이 다르다. 자기 결이 있기에 어떻게 가야할지보단 선배님에게 그때 그 시대는 어땠는지, 예전과 지금이 다른 게 뭔지를 듣는다. 그러면서도 선배님들이 계속 오래 연기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를 생각한다. 김윤석 선배님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런 질문을 많이 한다. 답을 내려달라는 게 아니다.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는 거다.”

그에게 선배 김명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비결을 물었더니 멋쩍게 웃었다. 조용할 것 같지만 선배를 찾아 먼저 질문을 던진다는 그의 행동이 모르는 사람에겐 의외의 모습으로 다가올 터다.

“먼저 못 다가간다. 싹싹하게 못하는 성격이다. 애교도 없고. 그런데 언젠간 친해진다. 그럼 더 길게 간다. 독립영화에 출연할 때부터 그랬다. 감독과 작품·캐릭터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새벽에 궁금한 게 있는데 전화를 안 받으면 집 앞으로 찾아갔다. 크랭크인 되고 촬영하고 크랭크업을 할 때까지 안 친하다가 크랭크업 이후 친해졌다. 오래 길게 봐야 된다. (선배에게) 연락도 잘 안 드린다. 그냥 찾아뵙는다. 그게 더 좋다. 친구들과 ‘가겠다’하고 가서 아침까지 논다. 명민 선배님에게도 갈 땐 나도 용기내서 간다. 선배님 도 집중하고 쉬시는걸 아는데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럼 말씀해 주신다.”

극중 사고로 아내를 읽은 날을 반복하는 남자 민철 역을 맡은 그는 아내 미경 역에 신혜선이 캐스팅 되자 그녀의 출연작을 찾아보며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한 준비를 했다.

“당연히 (호흡을 맞출) 상대를 알아야 하니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등을 통해 혜선 씨의 연기를 봤다. 그게 작품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 (분량이) 짧지만 충분하게 이야기를 해 주셔서 감사했다. 민철(변요한)이 후에 미안해할만한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선 미안함에 눈을 못 보겠더라. 상처받은 연기를 잘 해주셔서 따라가게 됐다.”

지난 2014년 드라마 ‘미생’에서 5대 5 가르마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대중에게 널리 얼굴을 알린 그는 다른 작품들을 통해 진중한 모습으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다 재미있는 동시에 힘들다. 가장 힘들었던 건 첫 작품이다. 첫 작품 후 연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영화제에서 상을 타니 영화가 계속 들어왔고 욕심이 나서 계속 찍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영화제에서 내 연기를 봤다. 다시 1년 쉬고 연기를 했더니 내 초심 같은 모습이 나왔다. 그래서 또 용기를 다졌다. 두 번 다시 욕심을 과하게 내서 연기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독립영화를 찍으며 많은 경험을 했다. 다치기도 했는데 두 번 다시 다치지 말자고 결심했다. 다치면 하차해야 하니까. 책임감 문제다. 욕심 부리지 말자는 걸 배웠고 계속 지켰으면 하는 게 (스스로에 대한) 바람이다.”

인터뷰 내내 진지한 모습을 보인 그는 스스로도 인정하는 ‘진중이’다. 친한 사람들과는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예의를 갖춰야 할 자리에선 진지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그런 것(진중한 것) 같다. ‘진중이’다. 친한 사람들과 재미있게 장난을 치는데 오래 봐도 예의는 갖춘다. 공적인 자리에선 못 웃긴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샤워하다가 거울 보다가 신발 신다가 문득 웃음이 날 법한 유머를 한다. ‘어제 변요한이 웃겼다’라는 생각이 드는.(웃음) 친구들이 좋다. 친구들을 다 존중한다. 할 얘기는 따끔하게 이야기 해줘 고맙다. 채찍질도 할 줄 아는 게 친구라 생각한다. ‘모임’이라고 불리는데 그게 아니라 친구다. 모임은 이유가 있고 우리는 이유가 없는, 새벽에도 슬리퍼 신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다. 연기하며 만난, 선생님 같고 한결같이 연기를 사랑하는 친구들이다.”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예민하게 분석한다. 7년차 배우인 그는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했고 어느덧 과거의 자신을 반성해가며 배우로서 한걸음 더 전진하고 있다. 연기 생활 초반, 그는 열정을 쏟아 부으며 연기에 임했다. 이후 자신의 그런 모습이 어느 순간 열정이 아닌 욕심으로 비춰졌다. 작품 전체가 아닌 캐릭터에 몰두하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남이 피해를 입는 걸 싫어한다. 처음엔 열정이 많지 않느냐. 내겐 그 열정이 너무 욕심처럼 보였다. 메시지를 안 봤다. 좋은 캐릭터만 하려했던 것 같다. 지금은 캐릭터보다 메시지를 보고 싶다.”

그가 자신이 생각하는 의외의 모습은 뭔지 궁금했다. 촬영장에서 PD와 선배에게 질문이 많은 그는 역시나 호기심이 많아 어려서 부터 ‘왜?’ 를 달고 산 호기심 가득한 소년이었다.

“호기심에 나쁜 일도 해봤고 그게 자양분이 됐다. 호기심이 많다. 평소에 질문이 많다. 어려서 부터 그랬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것을 묻자, 그는 비단 이번 작품 뿐 아니라 늘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고민을 하는 변요한. 그의 연기가 호평을 받는 이유일 터다.

“변함없이 작품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김명민 선배를 만나고 내 친구들 을 만나 도움을 받았는데 나는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할 게 많은것 같아요. 다들 그렇듯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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