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86세대 주세훈, 건축사에서 트로트 가수로 ‘인생 재건축’ [인터뷰]
2017. 09.04(월) 18:33
주세훈
주세훈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반백 년을 넘기면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나 자신과 크게 다른 바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 시절을 보내고 97년 외환위기 당시 한창 사회생활을 했던 386세대는 청년시절 때의 정치·경제적 격변기를 지나 이제 중년에 접어들어 586세대가 된 지금까지도 녹록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이끈 주역이자 외환위기, 세계금융위기 등 굵직한 경제 사건을 겪어온 586세대들에게 가족과 일이 아닌 온전히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삶은 허락되지 않았다. 63년생 주세훈의 인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83학번 건축공학도였던 주세훈은 졸업과 동시에 건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95년도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업을 시작했다. 평탄할 것만 같았던 그의 삶은 97년 외환위기로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추락의 암울함을 겪었다. 이후 트로트 가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까지 건축사이자 사업가로서 20여 년의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글쎄 이런 말 해도 되나”라며 말을 연 주세훈은 “95년에 사업을 시작해서 2년만인 97년에 외환위기가 닥치고 결국 그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인생이 바닥까지 추락했죠”라며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담담하게 끄집어냈다.

외환위기에서 누구도 예외일 수 없었다. 그 역시 ‘이게 바닥이구나’라는 사실을 직감했고, 그 순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전전긍긍하는 바닥 인생이었죠”라고 말하는 그였지만, 그는 타고난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 전원주택은 물론 교회 사찰 병원 같은 특수용도 건물뿐 아니라 아파트까지 건설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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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여 년이 지나 가수가 되기를 선택했다. 그러나 사실 가수 데뷔가 성공한 사업가의 뜬금 맞은 한풀이는 아니었다. 대학 시절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던 이력이 있을 정도로 노래는 그의 가슴 속에 묻어둔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

그는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노사연 ‘바램’의 가사가 사업가에서 가수로서 삶을 전환하는 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인생 과정에서 시작한 가수로서 삶이었기에 가족들의 반응 역시 의외로 덤덤했다고 전했다.

“두 아들은 평생 사업만 하고 돈 버는 일만 하던 아버지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하는 데 대해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하면 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었죠”라며 큰 반대 없이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족 모두 내심 ‘적당히 하겠지’라는 생각이 깔려있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그는 사업을 할 때와 똑같은 추진력으로 멈추지 않고 1년을 지나 2년 차에 접어든 지금 가족들의 반응은 “노래를 할 때 정말 행복해 보인다”며 처음 다소 당혹스러웠던 마음이 팬심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업가다운 추진력을 가수 생활에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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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년을 갓 넘긴 2년 차지만 지역 행사는 물론 방송 출연에서 해외 행사까지 오가는 그야말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KBS 라디오 ‘한민족 방송’, MBC ‘가요베스트’, SBS ‘전국 탑텐 가요쇼’ 등 그 외에도 각종 지역행사를 비롯해 오사카 현지 교민들이 주최하는 ‘한인설날대잔치’ ‘원코리아 페스티벌’ 등의 출연이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이쯤이면 그의 가수 생활이 그의 삶에서 얼마나 절대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국내 일정을 제외한 국외 일정은 제가 섭외한 행사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오사카 한인회장을 알게 돼 공연이라는 인연으로 이어지게 됐다”면서 사업가로서 본능적 기질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래하다 지치면 사무실에 앉아 설계 작업을 합니다. 제 취미죠”라며 자신의 본업이 이제는 ‘취미’가 됐다고 툭 내뱉듯이 말했지만, 그가 관객과 교감이 필요한 가수를 하는데 있어서 세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건축설계 작업을 통해 습득한 힘이 컸음을 강조했다.

“건축은 돈을 버는 예술이죠. 저는 건물에 음악적인 리듬이 있는 선을 넣고자 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음악적 감성을 제 나름대로 건축에 적용해왔습니다”라며 음악과 건축이 적어도 자신에게 있어서만큼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사업가가 가수를 한다고 했을 때 주의의 반응이 모두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그는 가수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담담하지만 확신 있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가수 한다고 했을 때 사업이나 똑바로 하라는 사람이 분명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일단 가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거 그러든 말든 신경 쓸 거 없었죠. 세월이 지나면 알거다 하는 자신감도 있고. 결국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그만큼 결과가 나오니까 일단 저 자신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라며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로부터의 만족과 행복의 파장이 결국 가족뿐 아니라 타인에게 전해질 수 있을 거라는 인생 철학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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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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