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 캔 스피크’ 이제훈 “시간 지나도 자랑스러운 영화이길” [인터뷰]
2017. 09.08(금) 16:20
이제훈
이제훈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아이 캔 스피크’는 영화를 보는 재미 이상의 것을 가져가실 수 있다는 걸 보증하고 싶어요”

지난 6월, 한여름 초입에 영화 ‘박열’이라는 뜨거운 작품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배우 이제훈이 완연한 가을이 오기도 전에 또 다시 스크린을 찾는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으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그는 이번에도 전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7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시크뉴스와 만난 이제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밝은 미소를 보이며 영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열’을 찍고 나서 또 촬영에 임했어야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이 작품을 만나고 지금 시기에 필요한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영화를 만들었을 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께 누가 되지 않고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동시에 이후에 영화를 보게 될 세대들한테도 영향을 미치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이 캔 스피크’는 43년의 나이 차를 극복한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독특한 케미로 화제를 모았다. 예상치 못한 배우 라인업에 신선함을 느끼는 대중들과 달리 이제훈은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옥분 역에 나문희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시나리오만 봤는데 2~3페이지만 봤을 때 딱 나문희 선생님이 떠올랐다. 그 외에는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배우가 생각이 안 나더라. 이건 무조건 나문희 선생님이 하셔야 된다고 생각해서 회사 대표님, 제작사 쪽에 얘기를 했다. 그쪽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꼭 (나문희 선생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제훈은 앞서 진행된 제작보고회,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연신 나문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항상 바르고 깍듯한 모습을 보여 온 이제훈이었기에 나문희 역시 그를 친아들, 손주처럼 여겼고 두 사람의 훈훈한 관계는 영화 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선생님을 너무 존경해왔다. 내가 과연 선생님 앞에서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처음 대본 리딩을 했을 때 저를 너무나 환대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 선생님이 저를 어렵게 보셨다면 저도 어쩔 줄 모르고 쭈뼛쭈뼛했을 텐데 저를 봐주시는 눈빛과 말씀 하나하나가 너무 따뜻하니까 저도 무장해제가 됐다. 제가 선생님께 다가가고 연기하는 부분에서도 제 나름의 계획들이 있었을텐데 선생님과 연기할 때는 그런 게 필요가 없었다. 그냥 선생님이 하시는 제스처, 표현들을 보고 들으면 그냥 안에서 느껴지더라. 그걸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만했다. 옥분의 사연을 알고 수선집을 찾아가서 ‘죄송합니다’라는 대사를 할 때도 젊은이들을 대변하고 싶은 마음의 고민이 있었는데 선생님을 보는 순간 그냥 (대사가) 나왔다. 이게 너무 놀라웠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영화에서는 나문희와 이제훈 뿐만 아니라 인물들이 그려내는 여러 관계들이 하나같이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다소 아프고 무거운 소재일 수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이면서도 밝은 분위기로 그려낸 영화는 이제훈에게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감동과 묵직함은 있었지만 그 부분 부분을 채워주는 배우들과의 앙상블은 생각을 못했었다. 촬영하면서 그런 게 채워지니까 영화가 너무 사랑스럽고 기대가 됐다. 보통 한국 영화가 (위안부 피해자처럼) 너무 힘들고 무겁게 아픈 부분을 정공법으로 질러왔다면 이 영화는 좀 더 우회적으로 편안하게 접근을 했고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생각들이 더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수 있는 것 같다. 같이 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조화가 너무 좋아서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큰 잡음도 없었고 이 작품에 있어서는 좋은 기억들로만 하루하루를 채워갔다”

‘박열’에 이어 ‘아이 캔 스피크’까지,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의 일본인들의 만행을 널리 알리는 영화에 연이어 출연한 이제훈의 행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의미와 가치’였다. 배우 개인의 활약보다는, 연기를 통해 작품을 빛내는 것이 배우 이제훈의 연기적 가치관이었다.

“예전에는 막연히 필모그래피가 쌓이면 더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앞으로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작품을 본 사람들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작품을 선택할 때 관객들에게 어떤 재미 혹은 장르적인 쾌감으로 접근될 수 있는가와 시간이 지나고 영화가 꺼내졌을 때의 가치를 먼저 생각 한다. 그게 스스로 동의가 된다면 그 캐릭터를 할 수 있는 합의가 되는 거다. 그렇지 않다면 캐릭터로서 내가 뭔가를 뽐내거나 연기력을 발산할 수 있을 거라는 것에 대한 접근은 기본적으로 없는 것 같다. 배우로서 작품들을 경험하고 어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인간으로서 올바른 태도와 자세까지도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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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작품에서의 경험은 사람 이제훈에게도 많은 변화를 안겼다.

“전작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주변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우리가 역사적 아픔에 대한 사실은 있지만 그게 일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없는 분들이 대다수이기에 그런 이야기들을 자기 일처럼 생각 하지는 않지 않나. 그런데 또 막상 생각해보면 가까운 주변인 중에 그런 분들이 있다면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나도 사는 게 힘들지만 같이 나누고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서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게 사람이 사는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 한다”

이제훈은 지난해 케이블TV tvN ‘내일 그대와’ 촬영을 시작으로 누구보다 바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쉴 때조차도 영화를 즐겨볼 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는 벌써부터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정신적으로 소비가 많이 됐기 때문에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좋은 작품을 찍고 나서 얻어지는 것들이 큰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앞으로 제가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든든한 힘이 돼서 또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

최근 80년 광주의 실화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만큼, 한국의 아픈 역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하는 ‘아이 캔 스피크’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 역시 뜨겁다. 끝으로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에 대해 “필요한 영화가 됐으면 한다”며 영화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영화를 보고나서 ‘그래 우린 이런 영화를 필요로 했어’라는 생각이 들면 영화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하는 자세에 있어서 이 영화가 다시금 일깨워주고 그분(피해자)들을 응원하고 격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서 얻어가는 게 있다면 스코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이 작품이 다시 언급됐을 때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자랑스러움이 있었으면 한다”

9월 말 개봉. 러닝 타임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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