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강 배달꾼’ 고경표, 첫 주연… ‘책임감’에서 ‘사람’까지 [인터뷰]
2017. 10.10(화) 17:10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많이 아쉬워요. 드라마 자체가 밝아 현장 분위기가 좋았죠. 고스란히 좋은 추억으로 잘 간직하고 싶어요.”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배우 고경표를 만나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최강 배달꾼’(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최강 배달꾼’은 짜장면 배달부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흙수저의 사랑과 성공을 다룬 드라마다. 고경표는 5년 차 떠돌이 짜장면 배달부 최강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자장면을 먹는 신이 유난히 많았던 ‘최강 배달꾼.’ 고경표는 “드라마 끝나고 자장면 질리지 않았느냐?”는 말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촬영 때문에 먹는 신도 그냥 좋았다. 소품 이렇게 잘 먹는 사람 처음 봤다더라. 서너 그릇은 일도 아니었다. 면을 좋아해 밀가루 부작용 올 정도다. 많이 먹었더니 갑자기 몸에서 땀이 나고 열도 나면서 머리가 ‘핑’ 돌았다. 극 중 요리를 잘하지만 실제로는 전문적인 요리는 못하고 된장찌개 끓이는 정도다.”

‘최강 배달꾼’에 대한 아쉬움과 만족도 모두 크다는 그는 “만족도가 클수록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것 같다”며 잘 마무리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난 크게 생각하지 않지만 주변에서 첫 주연작으로서의 기대감이 있더라. 완벽히 부합한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많은 분이 보고 사랑해줘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금 토요일은 전쟁 같은 시간이다. 게다가 밤 11시 드라마라니 그 시간대에 여러분들이 기다려 봐주기란 어려운 일이다. 시청자께 감사드리고 싶다. 사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아 별생각이 없어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좋은 건 좋은 거고 못 나온다고 좌절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그 시간을 스태프 배우와 공유하는 거잖나. 그 추억이 최고의 자산인 것 같다.”

제작진은 그의 어떤 면을 보고 최강수 역을 제안했을까. 케이블TV tvN ‘응답하라 1988’ 2차 오디션 현장에 무려 8kg을 감량한 모습으로 나타나 화제를 낳은 바 있는 그에게 오디션에 잘 붙는 비결도 들었다.

“잘 모르겠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잘 봐주지 않았나 싶다. 난 캐릭터를 연기 하는 사람이다. 오디션이 편하다. 오디션 현장에 가기 전 이미 캐릭터의 모습으로 들어가 있다. ‘응답하라 1988’도 ‘질투의 화신’도 그랬고 검증되지 않는 연기에 대한 믿음을 주는 건데 신인 때 캐릭터의 모습으로 들어가는 게 효과가 좋다. 이건 내 노하우인데… 친한 친구에게만 말하는 건데…(웃음) 매번 다르다. ‘질투의 화신’ ‘시카고 타자기’ 때도 고정원 유진오가 됐다. 나란 사람과 싱크로율을 찾기보다 캐릭터에게 배우는 게 많다. 나이도 그렇고 나와 부합되는 점이 많은 연기가 편했다. 캐릭터를 보여주기보다 텍스트의 감정 그대로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최강수라는 캐릭터에게서 배운 점, 얻은 점이 있는지 물었다.

“착하게 사는 게 나쁘게 사는 것 보다 훨씬 마음 편하고 좋다. 상처받고 부당함을 겪을 수 있지만 착하게 사는 게 해피엔딩으로 끝났잖나. 역시 착하게 살고 사회에서 서로의 약속을 지키는 게 좋은 거구나 했다. 얻은 건 ‘사람’이다. ‘최강 배달꾼’도 선호 고원희 등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작품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청률도 인기도 아니고 시절을 공유하며 함께 한 사람들과의 추억이다. 지금까지 네 작품을 하며 인복은 있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첫 주연을 맡으면서 그는 특히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차곡차곡 쌓다 주연을 맡게 됐다. 심적인 부담감은 딱 하나,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불평불만을 가질 때 가지더라도 내가 맡은 것에 있어서는 내가 욕먹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다행히 현장에 그런게 많이 없었는데 쓸데없는 오지랖이 있다. 근데 쓸데 있더라.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내가 좀 힘들면 되지’란 생각이 컸던 것 같다.”

끊임없이 일에 열중하는 그에게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안 괜찮다”며 자신이 아픈 것이 남에게 피해가 되는 것에 관해 걱정했다.

“마지막에 면역력이 낮아져 알러지가 있었다. 종영인데 알러지에 시달리는 꿈도 꿀 정도였다. 내가 대체 인력이 없다 보니 몸에 알러지가 일어나면 참으면 그만인데 얼굴에 일어나니까 주변에 죄송했다. 체력관리를 진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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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활동을 하며 그는 성실히 시청자의 반응을 살핀다.

“(반응을) 본다. 그것조차 모니터 해야 한다. 그것도 책임감이다. 악플은 가볍게 무시하고 좋은 글을 감사히 받아들여 날 돌아봐야 한다. 댓글을 보면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크게 연연해하지는 않지만 모니터는 한다. 이번에 정말 호감형 댓글이 많다. 드라마가 좋으니까 호감을 갖는것 같다. (김)기두 형과 ‘이럴 수 있나’ 했다.”

공인의 경우, 온라인상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경우 그 의도와 관계없이 비난을 받을 위험성이 높다. 그런 것에 관한 걱정은 없을까.

“이 드라마를 하기 전에도 늘 사회적 이슈에 신경이 가 있었다. 나도 구성원이기에 내가 피해당하지 않으려면 알아야 한다. 서로의 개인 의견을 존중하지 못하고 상반된 이념을 가진 사람을 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 극에 치 다르지 않았으면 한다. 충분히 상대 처지를 이해하려 노력하면 수긍되는 부분이 더 많다. 나와 다르더라도 상호존중이 필요한 것 같다. 배우가 절대적 사회적 약자라는 걸 일하며 느낀다. 익명으로 숨어 욕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먹잇감이다. 악플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절대 흔들리거나 연연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도 크게 힘들어 봤기에… 공황장애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지나고 보니 조금 더 스스로 당당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더라. 어떻게 모든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나. 사회란 시스템이 그렇지 않은데. 어린 나이에 일찍 겪었고 의연해졌다.”

연기에 있어 도전과 변신을 좋아하는 그는 늘 새로운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지금까지는 잘 이뤄졌다. 그게 재미있다. 그게 창작 활동이고, 배우 할 때 느끼는 희열이 있다. 워낙 히스 레저를 좋아해 어릴 때부터 히스 레저를 공부하며 자랐다. 지금 연기하는 패턴이 좋은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도 분명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거다. 대본이 재미있고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으면 좋다. 사실 그것도 제작하는 분들의 도전이다. 믿음을 받고 시작하는 거니까. ‘질투의 화신’도 감독님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날 뭘 믿고.(웃음) 그때 전작(‘응답하라 1988’)에서 선우였는데… 정말 감사했다.”

그는 ‘최강 배달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진규(김선호)를 의심하는 장면을 꼽았다.

“진규가 사고를 낸 건 아니지만 오해가 있었다. 의심에서 확신으로 변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중국집 홀에 앉아 독대하며 진규를 의심하다 확신하고 분노하는 게 서서히 드러나는 장면이 멋지게 나왔다. 강수다운 침착함 강수다운 분노였다.”

‘최강 배달꾼’은 그의 필모에서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할까.

“첫 번째 메인 롤이다. 정말 전쟁 같은 시간대에서 해냈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이다. 말이 좋아 주연이지 함께 작업한 많은 분의 도움을 얻어 감히 주연이라 말할 수 있었다. 의지가 많이 됐다. 촬영분 스태프 감독 다 정말 감사하다.”

그가 생각하는, 또래 20대 남자 배우들 가운데 자신만이 가진 강점은 넓은 스펙트럼이다.

“추구하는 방향성이기도 하고 그렇게 됐으면 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 같아 기쁘다. 방향성에 속력이 붙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아직 걸어갈 길이 먼 그에게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처럼 캐릭터를 연기하고 즐거운 작업을 계속 이어갔으면 해요.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굳이 좋은 사람이려고 노력하진 않을 거예요.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좋은 배우가 되려 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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