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희생부활자’ 김해숙, “RV, 듣지도 보지도 못한 캐릭터… 정신·육체적 고통 따랐죠” [인터뷰]
2017. 10.12(목)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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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타인에겐 관대한 사람. 배우 김해숙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끝에 든 생각이다. 자신감 있지만 겸손하고, 자상하지만 일에 있어서 자신에게는 엄격한 그녀에게서 44년 차 배우임에도 전성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김해숙을 만나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 제작 영화사신세계·바른손이앤에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영화화한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Resurrected Victims 억울하게 죽은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해숙은 희생부활자(RV)로 살아 돌아온 엄마 명숙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는 내게도 특별하다. 장르도 특별하고 (김)래원이와 세 번째 작업이다. 감독님과 작업도 특별하다. 무엇보다 캐릭터가 그렇다. 모든 게 다 갖춰지지 않았나 싶다.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장르인데 영화가 잘 나왔다. 외화를 많이 본다. 스릴러를 좋아하는데 어디 내놔도 오히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잘난 체인가.(웃음) 대단한 작품이 나온것 같아 많은 분이 보셨으면 좋겠다.”

소재가 낯설어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경우 영화는 산으로 갈 수도 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머리가 아파 덮었다. 정말 생소했다. 커피 한잔한 뒤 다시 시나리오를 봤다. 끝까지 한 번 읽어보니 반전이 거듭됐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뿐인데 빨리 촬영이 나가고 싶었을 정도였다.”

그녀에게 출연을 결심하도록 한, 영화 ‘희생부활자’의 매력은 뭘까.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게 매력적이었다. 촬영 전에 RV에 대해 찾아봤다. 주위에서 갑자기 돌아가셨다가 살아나시고 천국으로 돌아간 엄마를 봤다. 그런 초자연적 현상이 우리 주위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있잖나. 귀신 봤단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도 한 부분이더라. 그래서 상황만 그렇지 이런 일이 없진 않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주위에도 귀신 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과는 정말 달랐다. RV는 좀비처럼 변하지도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날 해한 사람이 벌도 안 받고 살아 있을 때 응징하러 나오는 거다. 그런데 아들을 죽이러 왔으니까… 그건 보셔야 이해할 수 있다. 왜 아들을 죽이러 왔을까? 그게 매력이고 스릴이 있고 거듭된 반전이 있다. 영화를 보면 어렵지 않을 거고 이해해서 울고 나올 거다.(웃음)”

곽경택 감독과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그녀는 곽 감독을 ‘친구’(2013) 때부터 좋아했다고 고백했다. 곽 감독의 어떤 점이 끌려 그녀에게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는지 궁금했다.

“내가 복이 많은 배우인 것 같다. 기라성같은 감독들과 작업을 했고 곽 감독과도 작업을 안 해봤기에 해보고 싶었던 거다. 내가 열심히 내 역할을 하며 그 자리에서 지키고 있으면 되는 것 같다. 언젠가 이준익 감독과도 작업해 보고 싶다. 배우로선 그것처럼 고마운 게 어딨나. 입봉하는 감독님과 작업하는 것도 좋아한다.”

곽 감독과 마침내 작품을 함께 하게 된 그녀는 예기치 못한 반전을 마주했다. 예상치 못했던 시나리오에 놀라고 예상과 다른 감독의 면모에 놀랐다. 결과적으로는 곽 감독도 그녀도 각각 전작과 색깔을 달리하는 작품과 캐릭터라는 점에서 ‘도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함께하게 됐다.

“곽 감독이 사람 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인간적이랄까? 이번 시나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읽고 ‘다른 분 아닌가? 잘 못 들었나?’ 생각했다. 그게 정말 반갑고 신선하고 짜릿했다. 감독님도 도전이신데 나도 특이한 캐릭터로 도전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믿음을 갖고 할 수 있었고 의지도 됐다. 남자다울 것 같은데 촬영에 들어가면 굉장히 섬세하시다. 감정적인 모든 것들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역시 왜 ‘곽경택’ 하는지 알겠더라. 스태프도 정말 훌륭했고 다들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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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은 이번 영화가 새로운 장르라 좋았던 반면,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든 작품이었음을 털어놨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캐릭터다. 어떻게 엄마가 아들을 죽일 수 있을까. 시나리오를 이해했으니 신선했는데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좀비 영화도 아니고, 연기적으로도 힘들었다. 육체적으론 액션이 비슷한 신도 많았다. 때리는 건 아니지만 몸으로 부딪히는 게 너무 많았다. 2, 3차선 도로에서 트럭이 전복되는 신이 있었는데 내 얼굴이 잠깐 위험한 장면이 있어 무서웠다. 감독에게 그런 신이 있으면 잠 못 잘 것 같다고 했더니 많이 배려해 주셨다. 하지만 섬세하셔서 해야 될 건 꼭 시키시더라.(웃음) 비 신을 촬영할 땐 너무 힘들었다. 추운 데서 그렇게 많은 비를 맞을 줄은 몰랐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나중엔 습관적으로 맞았다. RV란 게 비 오는 날 불타서 나타나고 사라지기에 나만 (화면에) 나오면 비가 왔다.”

드라마를 통해 누군가의 ‘엄마’ 역을 수차례 해온 그녀는 영화에서는 색다른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 자체도 같은 역할이지만 배우는 그게 똑같은 역이라도 매번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나 자신이 당연히 거기(역할에) 맞춰야 한다. 생각도 운도 좋았고, 역할이 왔는데 변신을 못 하면 안되는 거니까.”

영화를 통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그녀에게 그 변신의 시작점이 된 작품에 대해 들었다.

“영화 ‘해바라기’(2006)를 하면서다. 드라마에선 표현할 수 없는 거잖나. 그것도 래원이와 했던 영화인데 자기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자식으로 품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는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무방비 도시’(2007)에선 소매치기 엄마, ‘박쥐’(2009)에선 엄마인데 전신 마비가 된 모습을 연기했다. 내가 생각하는 연기는, 배우로서 굉장히 도전하고 싶어 하고 나의 존재감이 보여지는 게 좋은 것 같다. ‘박쥐’ 같은 경우 모습도 그렇고 좀 끔찍해서 피할 수도 있는데 내 인생의 획을 그을 작품이다. ‘도둑들’은 그런 역할을 어떻게 해보겠나. 지금껏 보면 행복하다. 이런 것들이 계기가 되면서 점점 빠져들었고 열정도 생겼다. 결론은, (어느 순간부터 든 생각인데) ‘엄마도 장르다.’(웃음)”

수많은 엄마를 연기했다는 그녀는 어느 순간 ‘엄마도 장르’라는 생각을 했다. ‘왜 엄마만 하나’라는 불평 대신, ‘이번엔 어떻게’를 고민했다.

“어떻게 보면 엄마는 가장 어려울 수 있고 수 많은 걸 다 담고 있다. 사람의 성격과 생김새가 다르듯 수많은 경우의 모정이 있을 거다. 그때마다 조금씩 다 다른 엄마를 표현해야 되는 거다. 이번 영화에서도 엄마 역할이다. 그런데 아들을 죽이러 온 엄마다.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다. 끊임없이 피나게 노력한다. 누군 안 하겠냐마는.”

그녀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도 모르던 모습을 발견했다.

“‘희생부활자’를 보며 ‘나한테 저런 모습이 있나?’하고 내 모습에 놀랐다. 지금도 예고 본편을 볼 때마다 ’아’ 소리가 나올 정도다. 수많은 엄마 역할을 하며 내 안의 수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인간’인 것 같다. 인간 안에 수많은 것들이 있잖나.”

김해숙에게 ‘행복’은 가족과 일이다. 단순히 일이라는 개념이 아닌, 좋아하는 것을 꾸준하고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의 말과 미소에서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누군가의 엄마라 행복하고 배우라서 행복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단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인생에 있어 정말 사랑하고 변함없이 한 가지만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힘들잖아요. 좋아하는 일 한 가지를 하고 많은 작품을 통해 사랑받고 있어 행복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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