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옥’ 이선균 “주저했던 느와르 도전… 다른 모습 인식됐으면” [인터뷰]
2017. 11.09(목) 18:06
이선균
이선균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흥행을 떠나서 관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저의 다른 모습이 인식이 됐다면 그 자체로 고맙죠”

17년차 배우 이선균의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기존의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시도로 변화를 꾀한 이선균은 첫 느와르 작품인 영화 ‘미옥’의 임상훈과 꽤 잘 어울렸다.

지난 8일 오후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이선균이 시크뉴스와 만나 ‘미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았기에 이선균은 개봉을 앞두고 허심탄회하게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러닝타임을 줄이다 보니까 원래는 인물들의 감정이나 엇갈린 관계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인데 그런 게 많이 배제되고 편집됐다. 감독님도 전체적으로 많이 거둬낼 수밖에 없다 보니까 아쉬운 점이 있다”

지난 4월 첫 사극작품인 ‘임금님의 사건수첩’에 이어 첫 느와르인 ‘미옥’까지, 올해는 이선균에게 ‘도전’의 해였고 관객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의 또 다른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주변에서 ‘대한민국에 조폭이랑 사극 안 해본 배우가 어딨냐’고 하더라. 그래서 2016년도(촬영 시기)에 사극이랑 느와르를 다 찍었다. (웃음) 연기변신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 사극이나 느와르가 별로 안 들어왔다. 요즘 범죄영화는 꽤 있지만 정통느와르는 많이 없다 보니까 그런 역할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

물론 도전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따랐다. 특히 ‘미옥’의 경우 느와르라는 낯선 장르에 자신이 어울릴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하지만 김혜수를 비롯해 탄탄한 배우들의 호흡을 만드는 영화인만큼 이선균은 기회를 잡을 용기를 얻었다.

“어떤 역할이 주어질 때 내가 하면 어울리겠다 싶어서 그림이 딱 그려지는 역할이 있고 ‘이게 왜 나한테 들어왔지? 다른 분들이 거절했나?”싶은 역할도 있다. ’미옥‘은 그림이 많이 떠오르지 않아서 처음에 좀 주저했다. 그런데 이런 장르가 언제 또 나한테 주어질까 싶어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김혜수 선배님이 먼저 결정하셨고 다른 분들도 역할이 각자 주어지기 때문에 같이 나누면 그런 부담감이 덜하지 않을까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상훈은 피도 눈물도 없는 조직의 해결사인 동시에 내면은 결핍으로 가득 찬 복합적인 인물이다. 기존의 느와르에서 보여 지는 차갑고 냉정한 캐릭터가 아닌 감정적이고 사랑에 충실한 상훈은 배우의 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였다.

“배우에게 상훈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감정의 증폭도 크고 결핍도 있고 저한테는 그런 인물이 끌린다. 상훈이라는 역할이 결핍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다. 상훈을 유기견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 고아로 태어나서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상처받은 걸 누군가 처음으로 꿰매주고 보듬어준 게 현정(김혜수)이었고 거기서 처음으로 사랑을 받았다고 느꼈다. 이성적인 사랑이든 모성애 같은 사랑이든 그걸 키워왔다. 그런데 자꾸 주위에서 버려질 거라고 얘기하고 최 검사는 현정과 김 회장 사이에 애가 있다고 하니까 자꾸 비뚤어지고 불안한 감정이 집착으로 변해간다. 거기에 틀을 맞춰서 연기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분출하는 상훈과 달리 현정은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특히 영화에서는 인물들의 전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두 사람의 관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에 이선균은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미공개 촬영분에 대해 밝히며 상훈의 감정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원래는 둘의 관계가 좀 더 갔다. 키스신도 있었다. 현정도 옛날부터 상훈을 좋아했는데 (조직이) 기업화되고 커지면서 (상훈이) 점점 나를 멀리하는 거에 대해 질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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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옥’은 현정과 상훈, 대식(이희준)의 서로 다른 욕망이 부딪치는 이야기다. 성훈이 그토록 사랑했던 현정까지 위협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진짜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현정을 소유하고 싶은 것 보다 현재의 상태만이라도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정이 어디로 갈까봐 그게 겁났던 것 같다. 본인이 개라면 현정이 주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유기가 될까봐 겁났을 거다”

단순한 장르적 도전을 넘어, ‘미옥’의 상훈은 이선균에게 많은 애착을 남긴 캐릭터였다. 이에 영화의 성적을 떠나 상훈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미옥’은 이선균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듯 했다.

“임상훈이라는 역할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저한테는 굉장히 측은한 친구로 남을 것 같다. 배우로서도 굉장히 도전해보고 싶을만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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