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박병은 “판타지 같은 마상구, 실제로도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①]
2017. 12.06(수) 13:12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좋아하는 여자에게 무시를 당해도 꿋꿋하게 메시지를 보내고 “만나지 말자”라는 소리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 연기와 애드리브를 넘나들며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의외의 매력을 보였던 배우 박병은은 사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에서 박병은은 소개팅 어플리케이션 ‘결혼 말고 연애’의 대표 마상구로 분했다. 극 중 좋아하는 우수지(이솜)를 향한 ‘직진모드’로 “저 정도로 완벽한 남자가 있을까”라며 ‘판타지 캐릭터’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박병은을 만나 마상구의 솔직한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판타지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몇 부분은 저에게도 있는 부분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싸우지 않고 얘기를 나눈 다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넘어가는 편이거든요. 마상구가 수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극 중에서는 수지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거고요”

대기업 대리 직책을 달고 있었던 우수지는 상사의 성희롱과 고된 업무에도 견디는 차가운 인물이었다. 이에 매력을 느낀 마상구는 적극적으로 우수지에게 접근하지만 “연애는 안한다”며 강한 철벽을 보이고 대기업에서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었다.

“우수지가 꼬인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 연민하는 마음이 더 컸죠. 그래서 더 연기하기 편했고 애정으로 우수지를 바라봤던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 여직원이 살아남는 법, 사회에서 상처받는 건 여자라는 것 등의 말들이 다 이해가 갔거든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을 다 이해했기 때문에 꼬였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측은한 마음이 들었죠. 우수지에게 상처가 많다는 느낌으로 감정을 가져갔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은 더욱 마상구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우수지의 강한 거부에도 계속해서 다가가고 자기에게 모진 말을 뱉은 후 연복남(김민규)과 웃으며 함께 있는 우수지를 볼 땐 눈물이 쏟아졌다.

“눈물을 하도 많이 흘려서 살도 빠진 것 같아요. 원래 대본상에선 연복남과 우수지가 함께 있는 장면을 직원들과 함께 보고 마상구 혼자 따로 빠지는 게 끝이었거든요. 근데 그걸 막상 찍으니 무슨 감정인진 모르겠는데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고요. 차에서 아이처럼 운다는 건 있었지만 길에서 우는 건 없었어요.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길에서 울어서 차안에서 감정을 더 잘 잡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 장면을 찍으면서 ‘나도 이런 감정이 있었구나’ ‘마상구가 우수지에 대한 감정이 마음속에 있었구나’하고 느껴졌죠.”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시청률 2%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상승, 마지막 회엔 자체 최고 시청률 4.9%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더불어 TV 화제성 부문에서도 꾸준히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지상파 드라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본을 처음 받고 저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도 생각했던 게 이 작품은 일과 집에 관한 문제들을 이야기하잖아요. 이건 누구나 한 번씩 걱정하는 거거든요. 저도 나이가 차면서 내가 열심히 일하고 모든 걸 쏟아 붓고 일 했을 때 돌아가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너무나 필요하다고 느껴요. 특히나 저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 모두 자가 주택이 없어요. 부모님 하고 같이 사는 친구도 있고 남배우 셋은 다 자가 주택이 아니고요. 이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었고 집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죠. 이런 부분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갔고 이입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각 커플들의 개성이 잘 살았어요. 세 커플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현실에 연애하는 사람들은 그중에 하나는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 공감도 있었어요."

박병은의 실제 연애는 마상구와 닮았을까. 그리고 마상구가 박병은에게 영향을 줬을까. 이러한 부분에 대해선 “아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예전의 연애를 돌아보면 화를 내거나 싸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를 오래 해도 크거나 많이 싸우지 않았죠. 져주지는 않지만 이해를 하려고 해요. 영화에 나올 법한 사랑을 꿈꾸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곤 믿죠. 비혼주의자가 아니라 연애와 사랑은 자연스럽게 왔으면 좋겠어요. 사랑을 찾으려고 하고 어떤 사람을 끝까지 쫓아가서 하려는 마음은 없어요. 그냥 봤을 때 좋아하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sionmk.co.kr / 사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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