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이 전하고픈 이야기 “반성보다 위로되길” [인터뷰②]
2018. 01.03(수) 00:01
김용화 감독
김용화 감독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지난 2003년 영화 ‘오! 브라더스’로 데뷔한 김용화 감독이 그의 다섯 번째 연출작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을 만나기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국가대표’까지 도합 14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후 ‘미스터고’에서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그리고 약 4년 만에 감독 인생 최고의 흥행작 ‘신과함께’를 만났다. 매번 실험적인 작품으로 한국 영화의 가능성에 도전한 그의 열정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최근 ‘신과함께’ 개봉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용화 감독은 시크뉴스와 만나 처음 ‘신과함께’를 만났던 때를 회상했다.

“‘미스터고’ 때는 당돌하고 무모했다고 치면 이번에는 ‘이거 또 한 번 빠지는 거 아니야?’이런 두려움이 컸다. 아마 덱스터가 뒤에 없었다면 이런 것도 못 나왔을 거다. 제가 (‘신과함께’ 제작을) 거절하고 나서 회사도 많이 성장해있었고 원작 웹툰을 읽고서 강하게 터칭 되는 부분이 많아서 이런 부분들을 영화적으로 잘 각색하면 ‘미스터고’ 같은 결과는 안 나오겠다는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함께’는 웹툰의 큰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가져온 대신 인물의 설정, 관계 등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특히 사후세계의 재판 이야기와 더불어 이승에서의 자홍(차태현)과 수홍(김동욱), 어머니(예수정) 에피소드를 추가하면서 풍성한 감동으로 영화만의 색깔을 더했다.

“제가 이 웹툰을 통해서 느꼈던 것들도 (저와) 같지는 않지만 다르지도 않은 원체험이 맞닿은 것들이 있었다. 원작은 소소한 소시민의 삶을 변호해주는 과정의 플롯이지만 이건 영화적으로는 (구성이) 가능하지 않다. 제가 각색하려고 했던 부분에서는 제 얘기와 저의 부모님, 이런 얘기들을 좀 넣으면 잘 계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더 늦기 전에 이 얘기는 해야 되겠다는 용기가 됐었다”

그의 말처럼, 영화에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어머니와 두 형제의 에피소드는 단순한 허구가 아닌 그의 경험에서 탄생한 스토리였다. 아픈 어머니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돈을 벌었던 자홍의 모습은 김용화 감독의 과거와도 많이 닮아있었다.

“김자홍이라는 인물을 생각했을 때 드라마틱한 설정이 필요했고 원작에서 취해야할 거는 이승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너무나 힘들고 혹독하게 고생을 한 우리의 삶이 저승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부분이었다. 제가 (대학생 때) 어머님 아버님 몸이 안 좋으셨는데 병간호를 했었어야 돼서 학교를 휴학하고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채석장에서 돌 캐는 것부터 시작해서 막노동에 생선장사에 운전기사도 했다. 그때는 진짜 죽고 싶었다. ‘나라는 사람에게 미래가 존재하나’ 하는 제 삶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웹툰을 보면서 ‘이렇게 치열하게 살다가 저승에 갔는데 거기서 제 죄를 심판한다면 너무 억울한 저승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다. 원작에서도 누군가가 나를 변호해주고 그런 데서 깊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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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어머니가 농아인 이유 역시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을 은유한 의미 있는 설정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어머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세심한 설정으로 영화에 담으며 관객들의 공감어린 눈물을 이끌어냈다.

“(어머니) 농아인 설정도 실제로 저희 어머니는 말을 하셨는데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의 허물 앞에서 다 벙어리라는 설정이었다. 당신 자신의 부족함이나 허물을 절대 모르시지 않는다. 그만큼 저는 (어머니가)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신과함께’에 그 정도 감정의 울림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삶과 죽음을 논하고 있는 작품을 하면서 얕은 수위로 접근하고 싶지 않았고 그런 부분들을 많이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이게 과연 제 얘기뿐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유사한 체험이라는 게 정신적, 정서적, 물리적 다 같을 필요는 없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덕함과 죄스러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보시고 나서 어머니께 전화 한 통 할 수 있다면 1부는 그거로 제 소임을 다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이승에서의 잘못을 재판 받는 사후세계, 그 과정에서 들여다보는 어머니의 희생 정신. ‘신과함께’는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교훈을 넘어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한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은 ‘신과함께’를 통해 반성보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반성보다는 다 위로해드리고 싶다. 그런 (반성의) 감정이 안 들 수는 없지만 저도 그걸(작품을) 통해서 위로받고 싶어서 만든 거다. 어머니는 간경화 말기셨고 의식이 일주일에 5~6일 없으시고 그렇게 꽤 오래 지내셨다. 제가 새벽에 나가야 되니까 침상 밑에서 잤다. 그러면서 의식 없는 어머니를 2년을 보는 거다. 그러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 했었다. 그런 게 이 웹툰을 만나니까 온 거다. 이거를 울림 있게 해볼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게 제가 꾸며낸 감정이 아니고 모르는 감정을 차용해온 게 아니라면 관객 분들과 분명히 소통의 지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화려한 시각효과를 넘어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얻은 ‘신과함께’는 어느덧 천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영화의 규모나 관객들의 관심도로 볼 때 ‘신과함께’는 이미 개봉 전부터 ‘천만 영화’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 속도와 기록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에 김용화 감독은 영화를 향한 뜨거운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소감을 전했다.

“영화를 천편일률적으로 모두가 좋아할 수는 없다. 천만이 봤다고 해서 모두가 로열티가 강성이신 분들도 아닐 거고 역대 천만 영화가 다 그렇다고 생각도 안한다. 그 보상이 결국 그걸로(스코어)로 성립된다고 하니까 씁쓸하긴 한데 솔직히 말해서 감사하다. 아직도 너무나 흠이 많은 영화고 관객 분들이 그걸 모르시지 않는다. 다 아시는데 어떤 부분에서 터칭이 되니까 관대해지시는 거다. 영화는 단점을 메우는 작업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단점을 메울 시간에 강점을 강화해서 단점이 덜 나오게 하라는 거다. 그렇게 제가 인지하고 2부를 더 신경 써서 더 좋은 완성도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게 맞다고 생각 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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