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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슬럼버’ 스릴과 감성을 담은 도주극 [씨네리뷰]
2018. 02.14(수)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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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속 평범한 택배기사. 그는 평범한 시민을 대변하는, ‘누구나’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아가던 모범시민도 죄 없이 하루아침에 희생양으로 삼을 만큼 거대 권력은 이기적이고 무자비하다.

모범시민으로 선정될 만큼 착하고 또 평범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는 어느 날 무열(윤계상)을 만나게 되고 눈앞에서 대선후보가 폭탄 테러에 의해 암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무열은 자신을 암살범으로 만들고 자폭하는 게 조직의 계획이라 전하고 건우는 현장에서 도망치지만 순식간에 암살자로 지목된다. 이후 CCTV, 지문, 목격자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작되자 건우는 무열이 남긴 명함 속 인물인 민 씨(김의성)를 찾아가 그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조금씩 알기 시작한다. 살아남기 위해, 누명을 벗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서는 건우는 자신이 도망칠 수록 친구인 동규(김대명) 금철(김성균) 선영(한효주)도 위험에 빠지는 것을 알게 되는데… 과연 건우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는 관객이 혼란 속에 도망치는 건우와 함께 혼란스러워하며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도주하는 건우의 영문을 모른 채 괴로워하는 모습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예의를 갖추는 모습, 순수한 그의 표정은 영문도 모른체 당하는 평범한 시민, 거대 권력에 의해 당할 수밖에 없는 약자를 대변한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며 괴로워하는 건우의 모습은 감정의 동요도 없이 무자비하게 밀어붙이는 권력층 인물들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그 자체로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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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한국영화 최초 광화문 로케이션은 영화에 리얼함을 더했다. 광화문 세종로 폭발 장면부터 성신여대 서강대교 강남대로 신촌오거리 등 주요 번화가부터 비좁은 골목, 그리고 지하 배수로까지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도주 장면이 볼만하다.

사건의 시작점에 있던, 비밀을 간직한 친구 신무열(윤계상) 부터 도주하는 건우를 보며 각각 갈등하고 혼란스러워하고 끝까지 믿음을 보이는 그의 친구 최금철(김성균) 장동규(김대명) 전선영(한효주) 까지, 이들의 우정이 또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진한’ 우정을 다루기보다는 그들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따뜻함을 보여주면서 잊고 지낸 친구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정도로 담았다.

영화의 제목과 같은 비틀즈의 ‘골든슬럼버’는 건우가 순수했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하던 모습을 회상할 때 흘러나온다. 이 곡을 쓴 폴 매카트니가 당시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인 멤버들이 다시 모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던 것처럼, 영화 속 친구들의 모습과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 이는 건우나 폴 매카트니처럼, 시간이 지나며 과거 친구들과 함께했던 즐거웠던 때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공감했으면 하는 의도가 담긴 지점이다. 고(故) 신해철의 ‘그대에게’ ‘힘을 내’도 각각 ‘청춘’과 ‘따뜻함’을 느끼게 하며 건우의 회상과 영화의 메시지에 힘을 싣는다.

도주 장면에서는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이 돋보인다. 도시 전역이 CCTV를 통해 모두 모니터링된다는 설정하에 감시를 피해 지하 배수로로 도주하는데 지상과 지하를 오가며 펼치는 도주는 재치와 긴박감이 동시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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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동명의 원작인 일본 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제안한 강동원은 처음으로 자신이 제안한 영화의 주인공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주변에 존재할 법한 평범한 인물을 연기한 그는 특출난 외모를 가리기 위해 캐릭터에 맞춰 증량하고 펌헤어로 변화를 주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여기에 소박한 감성이 느껴지는 연기로 인물에 다가갔다.

영화에서는 전반적으로 영화적 재미와 감성, 두 가지를 모두 가져가려 한 노력이 엿보인다. 영문을 모른 채 도주하는 주인공을 통해 관객에게 긴장감을 안기고 중간중간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회상과 그것이 주는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 면에서 두 가지를 모두 보여주려 한 감독의 의도는 통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학창 시절 밴드를 하며 우정을 쌓은 영화 속 친구들이 다시 뭉친 밴드 연주 장면은 아주 조금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관객에 따라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겠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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