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스티’ 고준 “긴 무명생활, 비상할 수 있는 토양이 된 시간” [인터뷰]
2018. 03.12(월) 14:46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연기 경력 18년차. 센 성격의 역할만 맡아왔던 배우 고준이 ‘미스티’에서 분한 케빈리는 그동안의 캐릭터들과는 결이 달랐다. 긴 연기 경력에도 겸손함을 표하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싶다는 고준을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시크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고준은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에서 고혜란(김남주)의 전 연인이자 서은주(전혜진)의 남편 케빈리, 이재영으로 분했다. 능력과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고혜란에게 버림받고 복수의 칼날을 갈다가 프로골퍼로 성공한 케빈리는 한국에 돌아와 고혜란과의 일탈을 시도한다. 서은주와 고혜란 사이를 견줘보던 그는 결국 타인에 의해 살해된다.

총 16부작인 ‘미스티’에서 4회차 밖에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케빈리의 비중은 상당했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던 전 연인이 완벽하게, 그리고 남성적인 매력을 강하게 풍기며 돌아온 케빈리의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초반에 4부까지 대본을 보고 출연 결정을 지은 거라, 분량이 적다고 아쉽지는 않아요.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배우분들이 대본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아쉽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요. 작가님이 알아서 잘 만들어주시겠지 했죠”

케빈리는 고혜란과 얽히면서 아내 서은주는 뒤로한 채 저돌적으로 고혜란에게 다가갔다. 고혜란이 진행하는 ‘뉴스나인’에 출연하기 전, 대기실에서 옷을 벗은 채 고혜란과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특집 프로그램 촬영 차 태국에 갔을 땐 고혜란의 방에 찾아가 밀도 높은 키스신을 선보였다. 고준은 “제작진 분들이 추성훈 씨의 섹시함을 연거푸 얘기하셨고 추성훈 씨가 ‘왜 섹시한지를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롤모델을 두고 찾아봤는데 항상 제작진들은 추성훈 씨를 얘기하셨어요. 남성미가 넘치는 걸 계속 요구하셨어요. 격투기는 원래 즐겨 봤었고 추성훈 씨가 하는 행동, 표정을 찾아봤죠. 결국엔 추성훈 씨가 왜 섹시한지에 대한 답은 못 찾았어요. 제 나름 생각했을 땐 무표정일때는 시크한데 웃을 때는 순박하세요. 그리고 몸도 워낙 좋으시고. 여자들이 봤을 때 그런 부분이 섹시하게 다가온 거 아닐까요? 그리고 가정적이시고요. 혼자만 노출이 돼 있었으면 섹시함을 못 느꼈을 텐데 남자로서 한 가정을 보호해주는 느낌이 강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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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케빈리는 한국에 돌아와서 아내가 있음에도 고혜란과의 외도를 불사했다. 또한 고혜란과 라이벌 관계인 한지원(진기주)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케빈리에게 한지원이 어떤 존재이냐고 말하기 전에, 케빈리는 고혜란에게 버림받고 나서는 마음에 두는 여자가 없었어요. 그 이후에는 여성이라는 사고 자체가 없어요. 고혜란은 마지막 사랑이자 마지막 여자거든요. 그래서 결혼한 서은주도, 한지원도 케빈리에겐 마음을 주는 대상이 아니에요. 아예 마음이 닫친 거죠”

고준은 스스로를 “연기를 잘 못해서 인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 작은 습관까지도 케빈리를 닮으려고 노력했던 것들을 언급했으며 이재영과 닮은 점을 언급했다.

“케빈리의 걸음걸이까지 평소에 하려고 노력했죠. 그 인물로 살아야 연기가 나오는 편이거든요. 계획해서 하면 잘 안 나오고 살아봐야 조금씩 나오는 편이에요. 닮은 점이라고 하면 케빈리랑은 안 닮았어요. 이재영하고 좀 닮았죠. 지질하고 속앓이 하는 게 닮은 것 같아요. 시련을 오래 겪고 마음에 담아두는 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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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한지 꽤 됐음에도 주목받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 단역을 맡아왔었다. 20년이 다 되는 시간이었지만 고준은 “자양분이 된 시간”이라고 말하며 더 발전하는 연기자가 될 것을 약속했다.

“지나왔으니까 이렇게 말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는 상태에서 무명을 지냈던 게 아니니까 부족했고, 모자랐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보완하고 개선하는 시간이어서 그렇게까지는 힘들지 않았어요. 준비가 다 돼있는데 못 알아주면 아쉬웠겠죠. 하지만 전 그게 아니었는데 안 알아봐준다고 억울했다면 그건 어불성설이죠. 자신을 잘 못보고 있는 상태니까요. 저에게 그 시기는 앞으로 더 비상할 수 있는 토양이 된 시간들이에요. 계속 보완해야죠.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지난해 방송된 케이블TV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고준은 외로운 늑대 같은 조폭 차준구로 분했다. 이를 비롯해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에서는 박서준, 강하늘 앞에 닥칠 위기의 중심인물 영춘을 맡아 관객들의 간담마저 서늘하게 만들었으며 ‘타짜: 신의 손’에서는 아귀의 조카 유령으로 등장, 비열의 정점을 찍는 명연기를 선보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역할은 악당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악한 측면에 대한 정서보다는 좀 약자와 상처받은 사람들의 정서를 갖고 있는 편이에요. 악역만 자꾸 비춰져서 정서적으로 좋지도 않고 다른 스펙트럼을 갖고 싶어요. 하지만 또 이런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있어요. 그동안 악역의 결을 많이 보여줘서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설렘이 있어요. 하고 싶은 역할은… ‘너는 내 운명’에 황정민 선배, ‘오아시스’의 문소리 선배, ‘말아톤’의 조승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이요. 저도 정서적인 아픔이 있을 때 배우의 꿈을 처음 꿨거든요. 제 연기를 보고 ‘저런 인물이 되고 싶다’ ‘저런 존재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준다면 더 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이게 제 꿈이거든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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