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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성평등센터, 영화계 성폭력 실태 발표 "음담패설·상급자·男가해 비율↑" [종합]
2018. 03.12(월) 16:48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안예랑 기자] 최근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에는 유명 배우와 유명 영화 감독 등이 포함돼 많은 충격을 줬다. 이에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영화계의 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행사 및 영화계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과 조현례 콘텐츠 정책국장, 임성환 영상 콘텐츠 산업 과장, 영화 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한국 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센터장 임순례, 심재명과 배우 문소리, 영화 감독 남순아, 김선아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이날 유승엽 위원장은 “요즘 분위기에 비춰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 사회 영역 다양한 분야에서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착잡한 심경을 표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6년부터 영화계는 SNS를 통해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꾸준했다. 특히 여성 영화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사회적으로 대두됐다. 현장 내에서 발생하는 감독과 배우, 제작진을 상대로 하는 권력형 범죄가 발생 중이다”며 “영화 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정의 구현을 위해서는 이렇나 비정상적인 행태와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또한 “우리 스스로도 동료의 고통을 무시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진흥위원회에서 2017년부터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게 하고 있으며 성범죄 판결을 받은 이들에게는 영화 지원을 배제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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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심재명 센터장은 “이 자리가 시의 적절하게 오늘 온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개소식 알림과 함께 사회조사를 발표하게 됐다”며 든든의 최종 목표에 대해 “성폭력 예방뿐만 아니라 홍보 활동, 피해자 지원, 더 나아가 한국 영화계 성평등 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궁극적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이번 실태 조사는 영화 계 내 성폭력·성희롱 현황 파악을 위해 실시됐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영화계 내 성폭력 관련 영화인, 사건 지원 변호사, 상담인 등 총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으며 영화 산업 내 직군 별 5집단 총 19명과 초점 집단 면접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영화인 총 7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49명의 응답을 받았다.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경험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1%가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61.5%, 남성이 17.2%로 월등한 비율로 여성 피해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나영 교수는 “전국적인 피해 비율에 비해 영화계 피해 비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당시 문화계 해시태그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젠더 차이에 대한 인식이 높았기 때문에 성폭력이라는 문제를 인식했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제 생각에는 내년에 하면 더 높은 비율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28.2%)이며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원치 않는 술자리 강요(23.4%),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봄(20.7%), 사적 만남이나 데이트 강요(18.8%),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하도록 강요(15.8%)가 그 뒤를 따랐다. 성별 적으로는 모든 항목의 피해 비율이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 71.6%, 여성 5.2%로 나타났으며 피해자가 여성일 때 남성 가해자 76.7%, 여성 가해자 3.5%, 피해자가 남성일 때 남성 가해자 43.5%, 여성 가해자 17.4%로 피해자의 성별에 관계없이 남성에 의한 가해가 상당수임을 알 수 있었다.

가해자의 지위는 최근 권력 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에서 알 수 있듯이 상급자가 48.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동료(24.1%), 교수 및 강사 등 교수자(9.9%) 순으로 많았다.

피해 반복을 봤을 때 여성이 2회 이상 반복으로 성폭력 피해에 노출된다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건 발생 단계를 보면 ‘영화 입문 단계’가 31.0%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발생 이후 대처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가 사실상 상당 부분 불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불만족의 이유는 ‘행위자에게 적절한 사과를 받지 못해서’가 63.0%로 가장 높았다. 또 피해자는 피해 이후 자책감이나 자기 혐오(31.6%), 타인에 대한 혐오나 불신(26.4%), 불안 두려움 우울 등 부정적 감정(23.8%) 등의 정신적 질환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았다.

질적 연구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화계의 성폭력 사건이 수면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영화계의 조직문화가 크게 자리했다. 심층 면접에 참여한 이들은 단기적인 프로젝트 단위의 작업으로 인해 효율성을 명목으로 한 위계적인 조직문화가 현장 구성원의 인권을 사소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남성중심적 문화와 고정된 성역할로 여성 구성원이 순응하거나 떠나게 되며 영화계 성비 불균형을 초래하고 성차별적 구조를 고착화 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불안정한 고용으로 인해 문화 내 부당한 관행 및 성폭력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어렵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

여성 작가와 감독의 경우에도 성차별적인 시나리오와 남성 주인공 위주의 구성을 강요받고, 영화 제작 기회 자체를 제한 당함으로써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고 밝혀져 성폭력 뿐만 아니라 성차별적 행위가 영화계에 만연해있음을 알려줬다.

이에 든든 측은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변화와 성희롱 예방교육 보급 및 확산, 영화계so 독립 기관 설치 등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실태 조사 결과 발표를 마무리했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든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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