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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를 시작으로 퍼져 나가길" 임순례 감독 to 배우 문소리가 밝힌 영화계 성폭력 [종합]
2018. 03.12(월)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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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안예랑 기자]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던 김기덕 감독이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당했다. 동종 업계 종사자들은 말을 아꼈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니 굳이 나서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 사이 영화계 전반에 퍼진 성폭력,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단체가 만들어졌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영화계에서 발생해왔던 성폭력 피해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행사 및 영화계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영화계 성평등에 대한 토론에서는 한국 성폭력 상담소 김혜정 부소장, 법무법인 원의 원민경 변호사, 영화계 최로로 촬영장에서 성희롱 예방 교육 실시를 제안했던 남순아 감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 배우 문소리가 함께 자리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2016년부터 영화계 실태 조사를 진행해왔다. 당시 영화계를 중심으로 해시태그를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문화 운동이 일었고, 이를 목격한 이들이 영화계 내에 만연하게 발생하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성폭력을 넘어 영화계의 불평등한 성비가 해당 문제를 야기한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이들은 든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영화계에서 자신이 목격했던 다양한 성불평등, 성폭력 사례들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성폭력과 성평등 사례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한국 성폭력 상담소 김혜정 부소장이었다. 김 부소장은 “지금 성폭력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구체적인 행위를 생각한다”며 성폭행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연구 결과에서 나왔던 것처럼 외모 품평, 음담 패설 등을 성폭력에 해당 된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지만 어떤 상황에서 그 행위가 일어났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며 “그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고용 환경이다”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고용기회 평등 위원회는 성희롱에 대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으로 인해 위협적이고 절대적이고 모욕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가를 성폭력으로 규정한다”고 고용 환경 내에서 다양한 범위가 성폭력으로 규정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2년 전부터 영화계 실태 조사를 진행했고, 연구를 진행했다. 많은 주체들이 모여 모델을 제시했다. 이런 것과 연결해서 얘기하고 싶은 바는 문화 예술계 내에도 각기 다른 상황의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며 출판계, 영화계, 웹툰 등 모든 분야에 따라 내부의 특수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주 여성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위해 사회적 활동을 벌이는 법무법인 원의 원민경 변호사는 우리 사회 자체가 성별 권력 관계에 의한 성착취가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과 구성원의 문제 의식 공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었다.

원 변호사는 “미투 운동을 통해서 피해를 드러낸 피해자가 많다. 그러나 과거 수년 간 사법부가 각종 강제 추행과 관련해서 내린 판단을 보면 피해자들이 왜 이 업계를 떠날 각오로 피해를 드러냈어야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며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 약소한 처벌을 받은 가해자들의 사례를 공개했다.

원 변호사는 “사법부가 피해자 입자에서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피해자의 미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고 말하며 우려를 표했고 사법부가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판든을 내려줄 것으로 강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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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 문소리도 용기를 가지고 자리에 함께 했다. 문소리는 영화계에 퍼지고 있는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중이 영화계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언급하며 “이것이 몇몇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영화계 전체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든든의 개소를 축하하며 든든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캠페인에 물적, 심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든든과 입장을 함께 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또 자신 뿐만이 아닌 많은 영화인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참하고 있고,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하며 “과정의 올바름 없이 결과의 아름다움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늘 같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배우를 직접 언급하며 성폭력 피해 해결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당부했다. 김선아는 “센터 대표와 임순례 감독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원 정도의 권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없다. 여성들의 울부짖음을 받아 안으려는 적극적인 자세는 페미니스트에게 권력을 줘야 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영화과의 성비가 평등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상업영화로 갈수록 줄어들고, 종국에는 5%의 여성 영화인만이 남는다며 “그 많은 여성 영화인들은 어디로 간 것이고, 이러한 문제는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지 깊게 고민해달라”고 모두의 관심을 부탁했다.

이와 함께 제도적으로 모든 공적 기금이 여성과 남성에게 균등하게 양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1기가 스크린쿼터제였고, 2기가 다양성 영화의 범주 확대였다면 3기 다양성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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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순아 감독은 성폭력 뿐만 아니라 위계질서가 강한 영화계의 문화 자체를 지적하기도 했다. 남순아 감독은 “개인보다는 영화라는 대의가 우선시 된다. 문제제기 후 돌아오는 답변은 ‘원래 그렇다’였다”며 “영화 현장에서 저를 버티기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성폭력 문제 뿐만 아니라 위계 질서들이었다”고 말했다.

남순아 감독은 현장 속 권력 구조에서 오는 폭력적인 행태들을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성폭력이 위계에 기반해 발생한다면 성폭력을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다. 영화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성폭력을 넘어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고 전체적인 문제가 바뀌어야 함을 지적했다.

이는 우리 나라에서 유명인들의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는 사회적 원인과 일맥상통했다. 심재명 위원장은 한국 사회 속 유명인들이 ‘미투 폭로’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리 한국 사회는 위계질서의 특수성이 더욱 심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서지현 검사의 뉴스 출연에서 미투 운동이 심화되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계 내의 위계질서, 여성 영화인의 열악한 위치가 선진 문화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에 폭로하지 못했고,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과 헐리우드의 미투 운동 차이점을 설명했다.

문소리 또한 “폭로가 미투 운동에 큰 영향은 끼치겠지만 이제는 그것을 넘어 다 같이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계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 남성 영화인, 여성 영화인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이 자리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서는 영화계 성폭력 문제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제도적인 제안이 이어졌다. 그러나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영화계에만 특별히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었다. 영화계의 실태 조사가 시작된 것은 영화계의 피해자가 먼저 나타났고 파급력이 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영화계의 성폭력 실태 조사와 해결 의지가 다른 분야로 퍼지는 베이스 캠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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