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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박해진‧오연서의 싱크로율만 남았다 [씨네리뷰]
2018. 03.15(목) 00:00
영화 ‘치즈인더트랩’
영화 ‘치즈인더트랩’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누적 조회 수 11억 뷰를 자랑하는 인기 웹툰 ‘치즈인더트랩’이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탄생했다. 드라마에서부터 유정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였던 배우 박해진과 홍설 역의 희망 캐스팅 배우로 거론돼왔던 오연서가 출연하면서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웹툰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놨다는 기대 속에 베일을 벗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남는 것은 정말 두 사람의 ‘싱크로율’뿐이었다.

속을 알 수 없는 남자 유정과 그런 유정의 진짜 모습을 유일하게 알아본 여대생 홍설의 로맨스를 그린 순끼 작가의 웹툰 ‘치즈인더트랩’은 2010년부터 자그마치 7년 동안 연재됐다. 남녀의 로맨스를 바탕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며 오랜 시간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이런 긴 호흡의 웹툰을 영화 한 편으로 압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들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사사로운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풀어냈을 때는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끼기 십상이다. ‘치즈인더트랩’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녹아있다. 나름의 방법으로 그 한계를 극복하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먼저 ‘치즈인더트랩’은 방대한 웹툰 중 2부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원작의 주요 장면들만 모아 놨다. 개강파티에서 처음 만난 유정과 홍설, 유정의 수상함을 느낀 홍설, 그러다 점점 가까워지며 연인이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치즈인더트랩’의 주 내용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매끄러운 전개 없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영화는 마치 웹툰의 명장면을 모아놓은 영상집을 보는 느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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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홍설과 백인호(박기웅)가 가까워지는 계기, 유정과 백인호, 백인하(유인영)의 얽혀있는 과거사 역시 어딘가 엉성하게 풀어진다. 앞서 웹툰과 드라마를 보지 않았던 관객이라면 인물들의 관계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영화는 그마저도 다급하게 풀어내기 바쁘다. 웹툰 ‘치즈인더트랩’은 영화로 풀어내기 힘든 작품이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또 ‘치즈인더트랩’은 유정과 홍설의 잔잔한 멜로에 오영곤과 빨간 벽돌 에피소드를 넣어 스릴러적 요소를 가미했다. 웹툰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화에서는 몰래카메라, 여성혐오 등 현대인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가 녹아든 사건을 훨씬 사실적으로 그렸다. 이는 멜로를 위주로 흘러가던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영화적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로맨스와 스릴러를 오가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단순히 두 장르의 문제 뿐 아니라 영화는 매 장면 장면을 넘어갈 때마다 어딘가 빈 공간이 있는 것처럼 뚝 뚝 끊기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이야기가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는 장면들의 연결은 로맨스와 스릴러라는 장르도 제대로 결합하지 못했다.

최근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함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웹툰의 영화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도 높아졌다. 웹툰에서 영화로의 매체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방법만 찾는다면 웹툰은 영화 작업에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원작의 그늘이 너무 컸던 탓일까, ‘치즈인더트랩’은 싱크로율과 스토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영화만의 색깔도 재미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원작 팬들이 그토록 바랐던 ‘드림캐스팅’ 배우들의 만남이 이런 결과물로 끝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14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15세 이상 관람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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