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금빛 내 인생’ 이다인 “커플로 사랑받아 기뻐… ‘케미 요정’으로 불리고 싶어요” [인터뷰②]
2018. 04.04(수) 22:26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하루 3000만 원 다 쓰는 게 숙제라니, 부러웠죠.”

지난 29일 서울 성동구 모처에서 만난 배우 이다인은 8개월 동안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재벌가 딸로 살아본 소감을 전하며 웃었다.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 에게 가짜 신분상승이라는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다룬 가족드라마다. 이다인은 해성 그룹의 막내딸 최서현을 연기했다.

“처음에 서현이는 좀 얄미워 보일 수도 있고 시청자가 보기 언니에게 대들고 그런 면이 버릇없어 보일 수도 있다. 안하무인의 재벌가 막내딸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었기에 시청자가 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서현이 편도 생길 수 있도록 하려 고민했다. 나중엔 러브라인이 생기며 사랑스럽고 밝은 모습도 나왔다. 예상보다 사랑받아서 얼떨떨하지만 만족스럽다.”

드라마 촬영에 돌입하기 전, 그녀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각오를 다졌을까.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고 KBS 주말극 중에서도 막내딸이면 그 전부터 이어져 온 사랑받는 자리란 타이틀이라 생각했다. 내가 그것에 해를 가할까 봐 걱정했다. 그 타이틀에 걸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나름 부담감이 컸다. 시청자가 많의 보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내가 두 배는 잘해야 (배우인) 언니(이유비)와 엄마(견미리)에게도 피해가 안 갈 거라 생각했다. ‘무조건 잘해야지’하고 처음엔 부담감이 심했는데 그것들이 날 더 위축되고 연기도 자신감 없게 나오게 만든 것 같아 중반부터 최대한 떨쳐버리고 나오는 대로 연기하려 노력했다.”

극 중 신현수와는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다. 두 사람은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고 격려하며 드라마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붙는 배우가 신현수 오빠였다. 가장 많이 의견을 나누고 캐릭터에 대한 의논도 하고 마음을 많이 터놓은 사람이다. 극 중에서도 실제로도 오빠라 생각했다. 워낙 편하게 해줬고 (촬영)하면서도 의견을 제시하면 수긍하며 신 준비를 철저히 하려 했다. 열심히 하는 배우이고 호흡도 굉장히 좋았다. 극 중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는 게 나오는데 실제로도 내가 많이 까불고 오빠가 착하게 다 받아줬다. 거의 서현이와 지호의 데이트 장면에서는 서현이가 처음 하는 일들을 지호가 경험하게 해주잖나. 행동을 추가한다거나 극의 흐름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귀엽게 웃음을 유발하는 대사나 행동을 애드리브로 했다. 재미있게 촬영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녀는 ‘막내 커플’로서 응원의 댓글을 많이 받았다. 등장인물 가운데 커플이 많은 드라마에서 응원을 받은 것에 감사했다고. 스태프 사이 우스갯소리 다섯 커플 나왔다 그래도 우리 많은 사랑 받아 오빠에 고맙고 뿌듯

“‘화랑’ 때도 많이 사랑해줘 고마웠다. 그때도 (도지한과) 커플에 대한 댓글이 좀 많아 기분이 좋았다. 그것도 상대 배우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지한 오빠도 날 정말 배려해 편하게 대하고 그래서 거리낌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 ‘화랑’에 이어 이번 드라마에서도 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케미요정 이다인’으로 불리고 싶다.(웃음)”

엔딩에서는 최서현(이다인) 서지호(신현수)가 이뤄질 거란 많은 시청자의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가는 모습이었다. 특히 늘 부모님이 제시하는 방향 대로 살던 서현은 미국 유학 후 돌아와 후텔 경영을 배우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하는 등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작가님이 뻔한 걸 싫어하는 것 같다. 시청자도 당연히 두 사람이 이어지는 해피엔딩일 거라 생각했을 텐데 뒤집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서현이가 (미국 유학 후) 성장하고 떳떳한 성인으로 변해 와서 자기 목표를 말하고 해성가의 딸이 아닌 서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결말을 보여주려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자체 최고 시청률 45.1%로 막을 내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녀는 한층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지난 2014년 케이블TV tvN 드라마 ‘스무살’로 데뷔해 5년 차 배우인 그녀는 지난 2016년 ‘화랑’에 이어 ‘황금빛 내 인생’에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배우로서 나아가고 싶다지만, 그녀 역시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에 대한 욕심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녀는 기회와 동시에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욕심이 있다.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항상 극을 끌고 가는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한편으론 두려움도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한다. 잘 만들 수 있게 최대한 준비되어있어야 할 것 같다. (신)혜선 언니를 봐도 ‘내가 지안이 역할을 맡았으면 잘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극을 환기하는 작은 역할을 맡고 있지만 주인공을 맡으면 전체 드라마를 이끌어야 하기에 더 큰 연기력을 요하는 게 있다 보니 자신에 대한 두려움도, 연기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연기는 다른 사람이 평가해주는 것인데 만약 내가 이만큼 성장했는데 나중에 더 큰 역할을 했을 때 쌓은 탑이 무너지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역할이 크든 작든 어떤 캐릭터이든 시작은 두렵고 긴장된다. 서현이도 작은 역할이지만 이것도 도전이고 두렵다. 인정받는 계기가 될지 질책이 따르는 계기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나. 오로지 내게 달려있다.”

5년 차 배우인 그녀는 수많은 오디션에 도전하고 떨어지면서도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우울한 시기를 거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은 일에 초연해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한다.

“사람은 누구나 겪는 우울한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배우여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시기인 것 같다.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배우를 하려면 강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난 그게 다 없었다.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며 견뎠지만 가장 중요했던 건 마음가짐이었다. 1년에 수없이 오디션을 본다. 다 떨어지지만 신기하게 1년에 1개는 붙었다. 처음엔 나의 부족함을 느끼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의연하게 ‘내 것이 아니었나보다’ 한다. 다음 기회에 잘 할 수 있게 빨리 떨치려 하고 그런 힘든 시기가 와도 자신에게 집중하고 용기 내서 나아가려 한다.”

‘황금빛 내 인생’은 그녀에게 배우로서 큰 용기를 준 작품이다. 문을 열고 한 걸음 나갈 수 있게 해준 작품이기에 뜻깊을 수밖에 없다. 재벌가 딸로 살아온 지난 8개월을 뒤로하고 이제는 악역, 멋있는 신여성 캐릭터 등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그녀는 최종적으로는 진정성 있는, 깊이가 느껴지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공로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오랜 연기 생활을 꿈꾸는 그녀는 차근차근 자신의 역량을 늘려가며 대중을 만나고자 한다. 끝으로, 그토록 오랜 기간 연기라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들었다.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어요. 어릴 때 소꿉장난도 하고 엄마 아빠 역을 맡아 놀이를 하듯 다른 누군가가 되어보고 싶은 건 내재한 본능 같아요.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기도 하고 다른 인격, 성격을 가져보고 싶기도 해요. 배우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한 번쯤 해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1년이든, 3개월이든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게 흥미로운 일 같아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콘텐츠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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