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남주 “‘미스티’, 연기 욕심 없던 내게 용기 만들어 준 작품” [인터뷰①]
2018. 04.13(금)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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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미스티’ 동료 배우들에게 말했어요. ‘나 이제 뭐 해야 하냐’고요. 이렇게 좋은 시나리오에 좋은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해야 하나 싶었죠.”

데뷔 24년차.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음에도 배우 김남주는 이번 ‘미스티’ 고혜란 캐릭터를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예전에는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사인 요청이 들어오면 ‘김남주’라고 사인했지, 극 중 캐릭터 이름으로 사인한 적은 없었다고. 고혜란을 향한 넘치는 애정에 팔찌도 ‘고혜란’으로 각인해 맞췄고 길에서 대중들이 자신을 알아볼 때도 ‘본명이 뭐였지?’라고 헷갈려하는 분이 있었다며 “최고의 찬사”라고 표현했다.

김남주가 그토록 애정하는 고혜란은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에서 대한민국 신뢰도 1위 앵커였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아 주변 동기들에게 시샘을 받기도 했지만 고혜란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에 친 엄마가 상을 당해도 단독 인터뷰를 성공시키기 위해 장례식장보다는 공항을 달려갔고 과거엔 9시 뉴스 앵커자리를 놓칠 수 없어 첫아이가 생겨도 기뻐하는 것 보다는 지우는 것을 택했다. 이는 성공하기 위해서였고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시부모님들에게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은 완벽했기 때문이다.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고 또 완벽했다. 치고 올라오는 젊은 후배를 내세워 자신을 끌어 내리려는 동기의 계략에도 굴하지 않고 ‘고혜란 답게’ 복수하는 모습, 남성중심적인 사회생활 내에서 여성인 고혜란이 맞서 싸우는 모습들에서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꼈다. 그런 고혜란 캐릭터를 흠잡을 데 없이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김남주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남주는 고혜란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었다. 처음 뵙는 취재진들에게 격식을 차리기 위해 단정한 슈트를 입고 등장했고 외적인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성격, 말투 모두 고혜란과 닮아있었다. 그는 “아직 떠나보내긴 아쉬워 고혜란의 모습을 유지라하려고 한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고혜란은 여러 인물들을 다 참고하고 정보 수집을 해서 나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냈어요. 저는 백지연, 김주하 아나운서 세대기 때문에 이 분들을 참고했죠. 요즘 아나운서들은 풋풋한 느낌이 있지만 고혜란은 후배 기자들이 위협을 느껴야하는 인물이라 카리스마가 있어야하거든요. 손석희 사장님과 비슷하다는 말도 해주셨지만, 그 분을 참고 한 것 보다는 저도 JTBC ‘뉴스룸’ 애청자라서 알게 모르게 따라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부터 완벽한 앵커톤이 나온 건 아니에요. 어느 순간 비슷해지는 것 같아요. 완성된 건 촬영하면서 인 것 같아요.”

흐트러짐 없는 앵커를 선보이기 위해 자료수집과 연습은 필수였다. 또한 김남주는 JTBC 안나경 아나운서의 도움을 통해 “앵커톤이 저렇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뉴스 브리핑 중 단어에 악센트를 주는 것, 전체적인 톤을 안나경 아나운서에게 배웠으며 백지연, 김주하 앵커가 가진 것들과 김남주의 것들을 적절히 믹스했다. 김남주는 “잘 흉내 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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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김남주는 고혜란의 외적인 모습도 완성시키기 위해 7kg을 감량했다. 예민하고 완벽한 여자로 표현 돼 있었던 고혜란이 ‘둥실둥실’하면 안 될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또한 극 중 남성들이 고혜란을 두고 몸매 칭찬을 하는 대사 한 줄을 위해 운동과 식이조절은 물론이거니와 태닝까지 했다.

“대본에 ‘운동으로 몸매도 탄탄해 보이는 혜란’이라는 설명이 돼 있으니 당연히 살도 빼야한다고 생각했죠. 캐릭터 설명과 극중 고혜란을 두고 얘기하는 것들에 부흥해야하니까 자신은 없었지만 하기로 했으니 최선을 다해서 표현하려고 했어요. 비법은 따로 없어요. 안 먹고 운동한 거죠. 나트륨 끊고 최소한의 소식만 하고. 쉬는 날엔 더 바빴어요. 운동하고 태닝하고. 태닝도 너무 검지 않고 탄탄해 보이면서 말라보이려고 했어요. 피부가 어두운 톤이면 더 건강해보이고 날씬해 보이니까요. 촬영하면서 살짝 안정되니 살이 찌더라고요. 너무 ‘완벽하다’ ‘날씬하다’고 해주시니까 기대에 부흥해야할 것 같아서 다시 뺐어요. 또 극 후반부에는 감정이 격해지니까 못 먹겠더라고요. 마지막 대본을 받고 가슴이 너무 허망하고 먹먹해서 안 먹게 되더라고요.”

김남주의 식욕까지 멎게 한 ‘미스티’ 마지막 회는 고혜란의 남편 강태욱(지진희)이 케빈리(고준)의 살해범으로 드러남과 동시에 강태욱의 자살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로 막을 내린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땐 강태욱이 자살하는 것 까지는 못 느꼈어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까 자살하는 느낌으로 찍혔더라고요. 그래서 작가에게 물어보니 원래 그런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대본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거든요. 저는 자살까지는 안 받아들여서 마음이 아팠어요. 불의의 사고가 되나 싶었는데 제가 잘못 해석한 거죠.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장르물에 적합한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어요. 끝까지 센 결말이잖아요.”

상세한 캐릭터 설정과 구축,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었던 ‘미스티’의 대본은 김남주를 자극했고 6년간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를 동요케 만들었다. 김남주는 ‘미스티’ 대본을 처음 접하곤 “6년 만인데, 창피는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는 감독 작품이지만 드라마는 작가 작품이거든요. 어떤 연출이 만들어도 대본이 좋지 않으면 재밌는 연출이 될 수 없어요. 그래서 이 시나리오에 매료가 됐고 ‘안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기본 이상은 되겠구나’하는 짐작이 들었죠. 막상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어요. 다들 기대이상이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저희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기뻐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졌고요. 촬영장 분위기는 숨길 수 없거든요. 어쨌든 폭발적인 반응에 행복하게 마무리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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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완벽한 작품, 더 할 나위 없었던 캐릭터였기에 김남주에게도 고혜란은 특별했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역시 인생작으로 남았을 테지만 ‘미스티’는 전작들보다 김남주에게 크게 기여했다. 물론 시청률 측면에선 아쉬움은 존재했다.

“‘미스티’ 화제성이 너무 뜨거워서 저는 많은 분들이 보는 줄 알았어요. 저는 종편 드라마를 처음하고, 화제성 같은 체감은 국민드라마 수준이었으니까요. 생각보다 시청률이 안 나오기에 감독에게 ‘왜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어요. 그러니 ”우리 드라마 어려워요“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장르 드라마인데다가 시간 순서가 아닌 사건 중심 전개다보니 어려울 수는 있었을 것 같아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니 이정도 화제성이면 ‘JTBC 최고 시청률 찍겠는데’ 했지만 이건 착각이었죠. 60대 이상의 어머니들까지 아울러야 시청률이 잘 나올 텐데 그분들이 보시기에는 어려웠나하는 핑계를 대 봐요.(웃음) 장르 드라마인데 많이 나온 거죠.”

‘미스티’를 찍기 전까지 김남주에게 연기는 직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이 양육을 포기 할 만큼 연기를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통해 김남주는 연기 욕심이 생겼고 마지막 작품이리만큼 열정을 쏟았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하면서 용기가 생겼어요. 그전에는 ‘내가 감히 배우라고 해도 되나’ ‘처음부터 연기를 잘했던 것은 아닌데’하는 생각이었거든요. 많은 경험과 연습들이 24년 동안 쌓아지면서 연기가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미스티’를 통해서 연기 욕심이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현장이 좋고 연기가 좋았다면 이렇게까지 공백이 크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연기 욕심이 생겼으니 좋은 작품이 있다면 조금 더 욕심과 용기를 내서 해볼 생각이에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퀸A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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