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재가 ‘레슬러’를 욕심 낸 이유 “부모님에 대한 감정 표현하고 싶었다” [인터뷰]
2018. 05.17(목)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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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배우 김민재가 데뷔 3년 만에 스크린 주연 자리를 따냈다. 충무로 대표 흥행 보증 수표인 유해진 옆에 당당히 ‘레슬러’ 주연 배우로 이름을 내건 김민재의 연기는 몰라볼 만큼 성장해있었다.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쌓아온 연기 경험은 그의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의 밑거름이 됐다.

영화 ‘레슬러’가 개봉한 지난 9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김민재가 시크뉴스와 만났다. 전날까지 영화와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보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던 그는 첫 영화를 극장에 걸게 된 벅찬 소감을 전했다.

“너무 좋았던 경험이고 감사한 기회지만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너무 떨려서 저밖에 못 봤다. 그리고 이후에는 그대 찍었던 생각도 나고 ‘이렇게 나왔구나’ 생각하면서 봤다”

극중 전직 레슬링 국가대표였던 귀보(유해진)는 자신을 이어 레슬링을 하는 아들 성웅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를 레슬링 선수로 키우기 위해 올인한다. 하지만 성웅은 자신의 꿈이 곧 아버지의 꿈이 되어버린 현실에 부담감을 느끼고 귀보와 갈등을 겪기 시작한다. 어린 나이에 배우라는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김민재에게 성웅이 느끼는 감정은 낯설지 않았다.

“성웅이 캐릭터가 하고 싶었던 이유가 부모님에 대한 감정 때문이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시사회를 같이 볼 때 느낌이 이상하고 괜히 울컥하더라. 부모님이 제가 하는 일을 너무나 사랑해주시고 지지해주시지만 제가 예민하고 힘들 때는 그게 부담감으로 느껴지고 책임감이 들 때도 있다. 극 중 성웅이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데 제가 그런 감정을 느껴서 그런지 그걸 영화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제 또래들도 그런 걸 분명히 느낄 거고 그래서 꼭 ‘레슬러’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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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슬링 선수라는 설정의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보통 작품에 들어가기 전 체중 감량에 열을 올리는 배우들과 달리, 김민재는 오랫동안 운동을 해 온 선수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 증량에 힘썼다. 그 중 일부러 많은 음식을 먹어야 했던 점이 그에게는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있었다. 관객들한테 레슬링 선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당연히 운동을 해야 했다. 하지만 예쁜 몸을 만들기보다는 레슬링을 통해 완성된 몸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한 달 반이 너무 불안하고 초조했다. 하루에 3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작품 할 때도 체육관에 있었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고 아침, 저녁으로 햄버거를 먹으면서 한 달 반 동안 5kg을 찌웠다. 제가 예민할 때는 음식 섭취를 안 하는데 ‘레슬러’ 하면서는 먹는 걸 유지해야 되니까 그게 굉장히 힘들었다”

자신이 태어났을 때 쯤 배우로 데뷔한 유해진은 김민재에게 그야말로 하늘같은 선배다. 하지만 영화 속 두 사람은 선후배의 미묘한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친근하고 잘 어울린다. 유해진은 케미의 비결로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준 김민재의 성격을 꼽은 바 있다.

“사실 저도 선배님을 처음 뵐 때 긴장해서 쭈뼛쭈뼛 했었다. 그런데 선배님이 언젠가부터 저를 먼저 챙겨주고 계셨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선배님과 항상 같이 있으면서 관계가 만들어졌다. 촬영 끝나면 술을 자주 먹었다. 술을 먹을 때는 항상 한 자리도 빼놓지 않고 선배님과 같이 있었다”

영화 내내 아버지를 향한 감정을 쌓아가던 성웅은 결국 극 후반부에 폭발한다. 레슬링 경기장 한 가운데서 성웅이 귀보를 향해 폭주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배우 김민재의 진가가 발휘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김민재 역시 배우로서 이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 장면은 후반부에 찍었다. 그 전에 쌓인 감정들이 있었고 (유해진)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감정이 깊이 느껴진다. 성웅이 입장에서 서운함과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 전에 (선배님과) 몸을 비비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런 게 한 번에 연결되니까 성웅이로서, 또 김민재로서 쌓은 감정이 빵 터졌다. 그 장면에서의 울음은 연기로 운 게 아니라 진짜였다. 컷 하고 나서도 구석에서 한참을 울었다. 제가 원래 잘 울지 못하는 성격인데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울 수가 있구나’ 싶었다. 그 장면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게(감정이) 바로바로 나오는 게 어려웠는데 어느 순간 그런 장치들도 느슨해지고 몰입하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연기를 하면서 제 성격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자유로워지고 감정표현도 하게 되고, 영화를 보거나 할 때도 더 와 닿는 게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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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됐던 가영(이성경)이 귀보를 짝사랑하는 설정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 설정은) 부자간의 관계에서 촉매제로 쓰인 부분이기도 하고 영화에서 그 부분을 무겁게 다루지 않았다. 가영이라는 이물의 감정 또한 엉뚱하지만 귀엽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것마저도 불편하다고 하신다면, 사람마다 다 감정이 다른 거니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무겁게 풀어낸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웃으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레슬러’는 김민재에게 첫 영화 주연작이라는 점에서도 남다른 작품이지만, 부모님에 대한 감정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던 점에서 의미를 가진 작품이었다. 외화 대작들 사이에서도 김민재가 관객들에게 자신있게 ‘레슬러’를 추천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저희 영화는 부모와 자녀들 사이, 그 안에서 얘기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얘기들을 간접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영화다. 부모님과 같이 봐도 좋고 따로 봐도 좋다. 그동안 알고는 있었지만 서로 깊이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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