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릴남편 오작두’ 김강우 “나는 끼 없는 배우… 연기는 애증이지만” [인터뷰]
2018. 06.11(월)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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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배우 김강우가 16년 넘게 연기를 하고 있는 이유. “이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라고 말했지만 김강우에게 연기는 단순한 직업적 특성보다도 무수히 갈고 닦아야하는 예술에 가까웠고 또 한편으로는 ‘애증’의 관계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시크뉴스가 지난 달 종영한 MBC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극본 유윤경 연출 백호민, 한진선)에 출연한 김강우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만났다.

김강우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모습을 비추고 있다. 특히 지난 해 방송된 케이블TV tvN 드라마 ‘서클: 이어진 두 세계’에서 잃어버린 형제와 기억에 대한 절실함을 세심하게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데릴남편 오작두’에서는 ‘써클’과는 상반된 순박한 시골청년 오작두로 변신하며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써클’ 이후로의 이미지 변신을 의도하지는 않았다. ‘데릴남편 오작두’의 시놉시스와 대본을 받고 의아하긴 했다. ‘왜 나한테 이런 것을 주지’하는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출연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희소성이었다. 제가 우리나라 드라마를 다 보지는 않았지만 전에 없었던 캐릭터였고 앞으로도 쉽게 쓰이지 않을 느낌이었다. 현실을 잘 반영하기도 했고. 제목은 오작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주인공은 한승주(유이)이고. 그래서 더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하지 않았나싶다.”

앞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도 “나에게 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던 김강우는 여전히 그 답을 찾지 못했다. 그저 “제가 가야금을 하면 장인으로 보일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그건 실패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김강우가 맡았기에 가야금을 켜고 순박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오작두는 더욱 빛났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서양 악기를 다뤘던 적은 많은데 전통 악기를 다룬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데릴남편 오작두’로 가야금도 멋있을 수 있고 진정성이 악기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고 나 또한 관심이 생겼다. 또 전라도 사투리를 지금까진 아주 멋진 남성이 쓰지는 않았다. 건달들이 쓰거나 비하된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으로 멜로 드라마에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인 것 같다. 물론 제가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작가님이 잘 써서 그런 것이지 않겠나.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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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릴남편 오작두’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솔로 한승주가 오로지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쟁취하기 위해 순도 100% 자연인 오작두를 데릴남편으로 들이면서 시작되는 역주행 로맨스 드라마. 오작두는 가야금 명인의 유일한 후계자로 산속에 칩거해 살아가는 인물로 가진 게 없어도 항상 당당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인물이었다. 또한 한승주와 계약결혼을 이어가면서도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의 삶에 흡수시키고 변화시키지 않았다. 이는 김강우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작두는 평생 산속에 있으면서 라면 한 번 안 먹었을 법한 친구지만 한승주의 집에 들어가선 라면을 먹고 한승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다. 보통은 상대에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다가 싸움이 나는데 오작두는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남다르다. 이게 오작두의 매력인 것 같다. 사실 오작두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고 본다. 한승주는 실제 있을법한 캐릭터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인데 오작두는 가진 것도 없다. 하지만 저는 이게 진짜 남자가 아닐까한다.”

시청자에게 새로운 남성상을 제시하며 힐링을 선사하고 호평을 자아냈던 오작두는 김강우에게도 상당한 것들을 일깨워줬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상대방을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김강우는 오작두가 드라마 호평의 일등공신이라는 것엔 동의하지 않으며 상대역인 유이에게 공을 돌렸다.

“보통은 뭔가를 더 가지려고 하면서 욕심을 부리고 삶을 부정하고 또 만족을 모르지 않나. 그런데 오작두는 에릭조(정상훈)가 차를 사준다고 해도 싫다고 하고 자기가 가진 것들이 가치 있다고 느낀다. 이런 부분은 배운 것 같다. 사실 ‘데릴남편 오작두’가 제목이 그렇지 사실 제일 고생을 하고 실제 주인공은 한승주다. 유이 씨는 연기를 하면서도 존경스러웠던 부분이 많다. 나이도 어리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기를 했었고 감정적인 부분들도 잘 소화해서 저는 편하게 연기를 했다. 그 분이 아니라면 오작두가 사랑받지 못 했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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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출연했던 영화만 25편, 드라마는 12편이 넘는다. 수개월간 정성을 쏟아야하는 작품을 끝낸 후 남기는 의미가 남다를 법도 하지만 김강우는 별다른 의미를 남기지 않았다. 그저 보람을 느끼고 수많은 작품이 쌓이고 난 뒤, 의미를 두고파 했다.

“작품이 끝나면 보람을 느낀다. 4, 5개월 정도 삶을 받쳐서 하는 거니까. 칭찬 응원을 해주실 때 가장 보람이 있고 이번에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작품마다 의미가 다르지 않다. 그냥 한 작품을 한 것이고 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작품을 할 것이다. 그 안에서 의미를 두려고 하지는 않는다. 연기를 길게 하고 싶다. 배우는 한 작품마다 평가를 받지만 저는 기준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5년 정도 더 했을 때 이런 느낌으로 발전을 했고 평가를 받았으면 싶다.”

김강우가 16년 넘게 연기를 해온 이유는 초반에 많은 열정이 없어서였다. 소속사에 몸을 담고 있지만 혼자 책임을 져야하고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면서 평가를 받아야하는 직업 특성상, 김강우에게 배우는 외로운 싸움이었다.

“초반에 열정이 많았다면 금방 질리고 떠났을 수도 있었다고 본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크니까.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 정도 되면 이 바닥을 아니까 현명하게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한 작품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제가 다 느낀 것이다. 이 직업은 정년이 없지 않나. 암기가 되는 순간까지 제가 계속 노력한다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그래서 더 체력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고 그런 것에서 오는 건강함과 섹시함을 유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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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마다 김강우는 캐릭터에 몰입하며 그 이상의 것들을 소화했고 국내에서 연기 잘 하는 배우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 역시도 슬럼프를 피해갈 순 없었다. 여러 차례의 고비를 겪은 후 김강우에게 배우는 단순히 직업일 뿐이었지만 소중함은 다른 이들과도 같았다.

“배우는 흥행을 못할 때도 있고 매번 평가를 받아야하는 것이 숙명이지 않나.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직업이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다른 일을 해볼까하는 생각도 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지낸 시간이 제일 많고 다른 것보다는 잘할 수밖에 없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일을 하다보면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고 우여곡절이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그 직업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지 않나. 힘들 때 연극을 했었고 연극으로 연기를 배웠기에 다시 한 번 15년의 연기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연극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고 나서 소중함을 느꼈다.”

데뷔 이후 일 년에 한, 두 작품씩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김강우가 다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중에도 감정의 폭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이를 자신의 약점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었고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했던 유이, 한선화, 정상훈 씨는 정말 배우 같다. 성격, 자기표현, 끼 같은 것들이 있는데 나는 없다. 평소에도 진중한 편이고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는데 직업이 배우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연기를 안 하고 있을 때는 스스로가 무가치한 인간으로 느껴진다. 쓸모없는 인간. 할 줄 아는 것이 없으니까. 그래서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연기는 할수록 는다고 믿고 궁극적인 목표가 연기 잘하는 배우다. 그렇기 위해서 많이 해야 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킹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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