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스토리' 김희애 "우아함? 나와는 반대… '걸크러시' 작품서 보여주며 대리만족" [인터뷰②]
2018. 06.12(화) 18:16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눈물 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우셨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허스토리'(감독 민규동, 제작 수필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난 배우 김희애는 영화를 통해 눈물 없이 씩씩한 모습을 보이고자 했으나 눈물을 흘리는 관객을 보며 조금은 당황한 듯했다.

"감정 유지하는 게 힘든 것 같다.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난 눈물이 없다. 지문에서 괄호 안의 '눈물 난다'는 글을 읽자마자 눈물이 쏙 들어간다. 영화에서 할머니들 나오는 부분을 보고 주변에서 울컥하더라. 회사 분이 남자분인데 펑펑 울더라."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관부 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김희애는 6년 동안 관부 재판을 이끌어가는 당찬 원고단 단장 문정숙 역을 맡았다. 부산 출신에다 일본어에도 능숙한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그녀는 촬영 3개월 전부터 일본어와 경상도 사투리 연습에 매진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여러 번의 테이크를 통해 연습한 것들을 쏟아냈다.

"'더는 못 하겠다' 할 정도로 여한 없이 했다. 그 정도로 감독님이 완벽주의다. 계속 '한 번 더 가자'며 테이크를 여러 번 갔다.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영화적인 건 감독님이 하신 거라 내가 뭐라 말할 수 없는것 같다. 연기는, 자기 것에 다 만족할 수 있겠나."

평소 외모 말투 등으로 우아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김희애와 실제 이야기를 나눠보니 털털한 면이 돋보였다. 극 중 '걸크러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녀에게서 평소의 그녀의 모습이 일부분 오버랩됐다.

"오히려 난 우아함과는 반대다. 혼자 많은 시간을 갖고 있어 걸크러시한 매력을 보여줄 기회는 없고 연기할 때 그냥 대리만족한다. 멋있잖나. 배우의 최대 장점이 대리만족 할 수 있다는 거다. 대사도 실제 해볼 수 없는 말을 한다. 영화 '사라진 밤'을 찍을 때도 '자기 당황할 때 귀엽더라' 하는 대사를 했다.(웃음) 여기서도 (드라마 '밀애'의 대사) '특급칭찬이야' 하며 꼬집고 그럴 순 없잖나. 배우는 보통 분들은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할 때는 또 모른다. 지나 보면 '그런 역할이 있었구나' 한다."

위안부라는 쉽지 않은 소재, 사투리와 일본어를 구사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로 인해 그녀가 이번 영화를 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됐다.

"쉽지 않은 소재라는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촬영하면서 '내가 모르는 게 있었구나'하고 알게 되며 조심스러워지고 '할머니들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것까지 겪었구나'하고 느껴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했던 작품을 잘 못 보는데 다시 보는 게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번엔 어쩔 수 없이 (연습하며) 사투리를 녹음해서 들어야 했다. 기본적으로 가진 성량이나 그런 게 너무 약하더라. 많이 녹음해 듣고 사투리 선생님과 통화하며 선생님 주변의 이모님 등 다양한 위치에 있는 분들의 우아한 버전, 센 버전, 애교 있는 버전 등을 들으며 많이 숙성시켜 내 걸로 만들어서 했다."

'허스토리'를 촬영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고 그것이 자신도 인간으로서 발전하는 발걸음이라 느낀 그녀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발전하기를 바랐다.

"그동안 남성 위주의,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영화를 보셨는데 '여성 법정 드라마'라 할 수 있는 우리 영화에서 할머니들의 멋진 활약상을 보는 것도 통쾌할 거다. 살아갈 인생에 작은 변화, 성숙함을 느끼며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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