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익 감독 “‘동주’서 시 다룬 경험 바탕으로 ‘변산’서 랩 도전” [인터뷰①]
2018. 06.29(금) 17:19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를 모두가 공감하는 건 불가능하다. 취향 차이란 게 있잖느냐. 존중한다. 마음껏 비판해 달라.”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이준익 감독은 '변산‘(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에 관한 기자들의 호불호가 나뉘자 오히려 무두가 공감하는 건 “비정상”이라고 말하며 쿨하게 반응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다룬 유쾌한 드라마다. 매번 다양한 소재에 도전하는 이준익 감독이 13번째 영화에서는 ‘힙합’이라는 소재를 택했다. 이야기가 전개되다 중간 중간 주인공의 생각이 대사가 아닌 랩으로 전달된다. 그 같은 독특한 방식을 택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다.

“염려가 컸다. 우리 영화가 많이 다양해졌고 때론 엄격하고 경직된 것에서 못 벗어난 부분이 아직 있다. 예를 들어 인도 영화에선 뜬금없이 춤을 춘다거나 하는데 우리가 보면 우스꽝스럽잖나. 인도에선 자연스러운 영화적 문법이다. 여기선 마치 주인공의 모놀로그(독백) 같은 걸 갑자기 걸어가며 랩으로 하는데 이상하잖나. 근데 모험을 한 거다. 감독 입장에서 전작에서 한 번도 안한 모험을 한 건 좀 과감했다. 너무 어색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면 실패했을 텐데 ‘어색했을 줄 알았는데 괜찮은데요?’ 하면 괜찮은 것 같다. ‘동주’(2016)에서는 갑자기 시가 툭툭 튀어나온다. 그게 10편 이상이다. 그 경험을 통해 ‘이번에는 중간에 랩으로 한번 가보자’했다. 랩과 시가 크게 다른가? 시가 발전해 랩이 됐구나 싶다. 시에 운율이 있듯 랩에 라임이 있잖나.”

‘변산’ 마지막에 커튼콜 형식의 에필로그가 나오는 것 역시 파격적이다. 파격을 택해 틀을 깨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13편의 영화를 찍으며 전작으로부터 멀리 가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사도’(2015) ‘동주’ ‘박열’(2017)을 좋아해서 유사한 걸 기대한 관객에게는 난 배신자다. 욕이 난무하고 아버지를 때리고 그래서 욕을 먹는다면 달게 먹겠다. 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성과가 좋다고 반복하는 건 매너리즘이다. 그건 그것대로 욕을 많이 먹을 거다. 전작에서 가장 멀리, 다르게 갈 수 밖에 없다. 그게 감독의 운명과 같다. ‘동주’에서 멀리가려 ‘ 박열’로 갔다. 동시대지만 톤 앤 매너도 그렇고 굉장히 다르다. ‘변산’은 ‘다른 감독 같다’고 할 정도로 다른 데로 갔다. 어떤 사람은 실망하고 어떤 사람은 정말 멀리 가서 좋았다고 한다. 각자의 취향이니 다 존중한다.”

그를 도전하게 하는 용기의 원천은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자’는 그의 생각이다. 머뭇거리며 세월을 낭비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는 생각이 그를 가보지 않은 길로 인도한다.

“인간은 반작용 에너지에 의해 튀어나간다. 모든 사물이 그렇다. ‘동주’에 이어 ‘박열.’ 시대물을 계속했는데 괴롭더라. 좀 웃고 싶잖나. 웃음의 본능을 마구 발산하고 싶은 욕구가 쌓였다. 현장에서 웃고 싶었다. ‘변산’에서 몇 년 참은 걸 다 웃었다. 다음 영화는 어떤 게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두세 개 펼쳐놓고 있다.”

‘변산’은 ‘동주’ ‘박열’에 이은 청춘 영화로 ‘청춘 3부작’을 완성하는 작품이라 홍보되고 있지만 이 감독은 ‘변산’이 ‘청춘영화’라는 틀에 가둬질까 우려했다.

“‘변산’은 청춘영화라기보다 완전 휴먼극이다. 영화의 소재인 랩은 최근 젊은 세대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익숙한 것이 됐지만 꼭 청춘 이야기만은 아니다. 내면을 고백하는 랩 장르를 통해 젊은이들의 내면을 영화에 투시했다. 여러분 부모님도 영화 보면 좀 친숙해지지 않을까? 랩 가사가 다 좋다.”

끝으로 이 감독에게 ‘변산’이라는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즐겁고자 하는 욕망은 항상 가장 아프고 슬픈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현실과 영화가 내겐 유사한 정서다. 현대를 사는 가벼운 인간의 일상이 과거의 불편한 순간을 마주했을 때 피해 다니고 아직 그 화가 식지 않는다. 어느 순간 피할 수 없을 때 그걸 극복하고 싶은 열망이 생긴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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