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산’ 박정민, 스크린 안팎에서 글을 쓰는 남자 [인터뷰ⓛ]
2018. 07.09(월) 13:37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최근엔 잘 안 쓰게 되더라고요. 짧게 메모처럼 써놓는 글들은 있는데 원래 쓰던 글들은 마감 압박하는 사람 없으니 안 쓰게 돼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박정민을 만나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 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과 그의 연기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다룬 유쾌한 드라마다. 학수는 6년째 랩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무명 래퍼 학수, 이른바 심뻑 역을 맡았다.

‘동주’(2016)의 송몽규에 이어 ‘변산’에서도 작사를 하는 역할을 맡은 동시에 실제 작사에 참여한 그는 ‘글’과 인연이 깊어 보인다. 실제로도 한 매거진에 약 4년 동안 칼럼을 기고하고 이후 이 글을 묶어 책을 펴냈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고 남들보다 자주한다. 가사는 아예 다른 문제더라. 가사 쓰는 게 어려웠다. 작사는 정해진 일정 분량, 마디 수가 있다. 영화다보니 심지어 그게 더 엄격히 정해져 있었다. ‘30초 안쪽’이면 이 안에 열 두 마디 정도 되는 가사로 학수 마음 표현해야 하는데 그럼 정말 함축적으로 표현해야한다. 그 안에서 라임도 맞춰야하고. 기성 래퍼들이 만든 음악을 많이 들었다.”

영화에서 랩을 하고, 실제 작사에도 도전한 그는 나쁘지 않은 랩 실력을 뽐냈고 가슴 짠한 가사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다행히 평소 힙합 음악을 좋아한 그가 자주 음악을 들었던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원래 힙합을 가장 많이 듣고 좋아한다. 랩을 할 줄 알았던 건 아닌데 중학교 때부터 힙합 음악 테이프를 사서 듣곤 했다. 예전엔 멋있어서 좋았고 20대 중반이 넘어가며 부턴 그 가사들이 정말 좋았다. 좋은 가사들 보면 약간 흥분된다. (래퍼) 넉살 씨 음악을 많이 들었다.”

그가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 부터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글이라기엔 좀 창피한’ 수준이었지만 그렇게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하든 그렇지 않든 글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쓰긴 썼다. 글이라기엔 좀 창피하다. 이른바 ‘중2병 걸린’ 느낌의 글이었다. 대학 땐 영화과를 다녔으니 시나리오 시놉시스 등 글 써야할 일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다. 데뷔하기도 전이다. 그 글을 보고 영화 ‘파수꾼’(2011) 홍보팀이 ‘블로그에 글 좀 써볼 생각 없느냐?’고 했었고 기자 분이 그 글을 보고 잡지사 연재를 제안했다. 본격적으로 내 글을 쓴다는 느낌을 받은 건 데뷔 전후쯤이다.”

지난 1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그는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캐릭터를 맡았다. 피아노를 전혀 치지 못한 그는 천재적 재능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했다. 연주는 입혔지만 실제 CG(컴퓨터그래픽)나 대역을 쓰지 않고 피아노 연주 연기를 해냈다. ‘변산’에서도 그는 약 1년 동안 랩과 작사에 공을 들여 어색하지 않게 래퍼 연기를 해냈다.

“남들 다 그렇게 할 거다. 내가 캐릭터의 장기가 영화 전면에 드러나는 영화를 해 와서 마치 유독 뭘 배우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크든 작든 배우들은 영화를 위해 뭔가를 배워 준비한다. 그 배우는 게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 뿐이고 그게 재미있다. 다들 열심히 한다.”

작품을 통해서만 그를 만나는 팬들을 위해 그에게 ‘실제 박정민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말하기 쑥스럽다’며 잠시 머뭇거렸다. 곧이어 그는 자신을 ‘정말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하며 말을 이어갔다.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친구들과 20년을 지냈다. 그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친구들도 지극히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다. 난 그리 튀는 사람이 아니다. 평범하다. 그게 뭐가됐든 간질간질한 것 보다 털털하고 재미있고 웃긴 걸 좀 좋아하고 칭찬 듣는 걸 어색해한다. 그런 면에서 이준익 감독님과 성향이 맞아 재미있고 좋다.”

박정민의 말에 따르면 그는 개인적으로든 일이든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닥치는 대로 살자’ 주의라고. 일적으로는 8월 말에서 9월 초 정도에 시작할 영화 ‘타짜’의 촬영을 앞둔 것 정도의 계획이 있다. 멀리 내다보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그로서는 오래 재미를 잃지 않고 일하는 것 정도가 바람에 가까운 계획이다.

“이 일이 꽤 오래 흥미로웠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난 재미없으면 안 해버리니까. 재미있어서 하고 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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