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한여름에 만난 순수한 멜로 [씨네리뷰]
2018. 07.11(수) 09:00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국내 영화관에서 로맨스가 사라진지는 오래다. 하물며 로맨틱 코미디도 드물게 개봉하고 있으며 대신 추리, 범죄, 수사, 액션물이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다. 여름 극장가 대전에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가 로맨스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감독 타케우치 히데키)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켄지(사카구치 켄타로)가 흑백 영화에서 튀어나온 미유키 공주(아야세 하루카)를 현실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로맨스 영화.

영화 속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캐릭터 자체를 좋아하는 켄지는 로맨스 극장에서 흑백영화 ‘말괄량이 공주와 명량 쾌활 삼총사’를 보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사망했을 만큼 시간이 꽤 흘러 아무도 찾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지고 있는 흑백영화지만 켄지에게 영화 속 미유키 공주를 만난다는 것은 동료가 권하는 술자리보다도 귀중한 시간이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된통 혼나고 또 미유키 공주를 만나러 간 켄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영화 필름이 팔려 더 이상 로맨스 극장에서 흑백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것. 눈물바람으로 마지막 관람을 하던 중 켄지는 뜻밖의 일을 경험한다. 그토록 선망하던 미유키 공주가 켄지 앞에 나타났다.

흑백 영화에서 생활하던 미유키 공주는 현실에서도 색채가 없는 판타지스러운 존재다. 익숙지 않는 모습이기에 화면에서 튀는 듯 몰입을 흩트리는 것도 잠시, 미유키 공주만의 방법으로 자신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어 켄지와 함께 생활한다.

1960년대가 낯선 미유키 공주는 장소를 옮겨 다니며 켄지를 당황하게 만들고 사고를 연발한다. 그럼에도 사과 한 마디 없고 켄지에게 ‘시종’이라 부르는 미유키 공주에 지친 켄지는 미유키 공주와 실랑이를 벌여 잠깐 멀어지지만 이들의 인연은 이어간다.

이러한 과정들이 노인인 켄지가 자신을 담당하는 간호사에게 들려준다. 영화화되지 않은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극 중 켄지가 겪었던 일로, 아직 마무리는 짓지 못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극의 중반부까지는 갑자기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미유키 공주를 사랑하는 켄지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같지만,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최근 극장가에서 볼 수 없었던 강한 울림으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특히 미유키 공주와 켄지가 서로 일정 거리 이상 가까이 할 수 없다는 장벽이 있음에도 이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다는 순수함이 깔려있다.

판타지 장르가 섞여 있는 작품 속에서 리얼리티를 찾는다면 1960년대의 상황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것이다. 고전 장르에서나 볼 법한 손으로 그린 영화 포스터, 담배 연기가 자욱한 영화 제작사 사무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사기와 기타 소품들, 당시의 일본 거리는 이색적이지만 과거 국내의 모습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가 노인이 된 켄지가 간호사에게 이야기를 전할 때, ‘말괄량이 공주와 명량 쾌활 삼총사’가 상영이 될 때, 1960년대의 켄지와 미유키 공주의 모습에 따라 화면 비율이 달라지는 세세한 설정들을 찾는 것도 극을 더욱 몰입케 한다.

영화를 사랑하고 또 영화 산업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영화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한낱 꿈에 불과”라고 아쉬움을 표하는 켄지는 미유키 공주에게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받는다. 이는 타케우치 히데키 감독이 작품을 통해 일본 영화산업의 흥망성쇠를 간략하게나마 전달하며 동시에 관객에게 전하고픈 말일지도 모른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전체 관람가로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컷]
기사제보 news@chicnews.co.kr

이슈포토

어깨 슬쩍 오프숄더
보고 싶잖아 "그거"
2016 셔츠전성시대
"바람의 여신" 바람과 함께하는 스타…
팬츠슈트 vs 스커트슈트
로맨스 위 브로맨스
원피스 로망 혹은 원망
천차만별 남자슈트